- 브라운 저/김훈 역/ 황금가지/ 값 13,500
일곱 살부터 일평생 숲에서 동물의 발자국을 추적하며 생을 보낸 발자국 추적자(The Tracker) 톰 브라운의 자전적 야생 탐험기. 1978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래 30여년 동안 꾸준히 읽힌 지은이의 대표작이다.
지은이는‘뒤를 밟는 늑대’라는 인디언 할아버지에게 땅 위에 찍힌 수많은 동물들의 발자국을 통해 그 발자국 주인의 존재 전체를 되살려내는 법을, 그리고 자연 현상 자체를 통찰하는 법을 배운다. 아울러 짐승이나 인간의 발자국뿐만 아니라 흐트러진 체취, 한 웅큼의 털 같은 소소한 사물에서 모든 생명을 아우르는 삶을 배워나가게 된다.
책에 등장하는 사람은 지은이와 할아버지, 그리고 그의 손자이자 지은이의 절친한 친구, 이렇게 셋 뿐이지만 동물은 수십여 종이다. 책은 그들과 공존하는 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밀렵의 야만성을 철저하게 고발하기도 하며,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 그들과 사투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전하는 바는 분명하다. 자신의 발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것,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그 소중함이다.▶ 책 속에서...
새들은 숲의 파수꾼들이다. 새들은 자신들이 사는 구역에 경보를 발한다. 우리는 비상 경보처럼 허공을 가로지르는 그들의 외침을 들을 수 있다. 숲속으로 침입한 인간은 숲속 풍경을 교란하는 것과 아울러 많은 소음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그 소음을 들으려면 그저 조용히 침묵하고 귀기울여야 한다.
할아버지의 침묵은 오랜 훈련과 체험에서 나온 기술과 재간의 상징이다. 그분은 자신의 부족을 위해 추적자이자 사냥꾼이면서 동시에 주술사로 일했던 분의 손자였다. 릭과 나에게 그분은 숲의 신령이었다. - 본문 33쪽 중에서<나무위의 여자>와 <숲에서 만난 발자국>을 통해 만나게 되는 것은 바로 그런 삶들이다. 20년이 넘는 시차를 두고 출간된 두 책이지만 공교롭게도 ‘발 아래’라는 동일한 화두를 던진다. 바로 하늘 위의 영광만을 좇으며 데메테르의 따스한 살결을 잊은 우리에게 주는 충고다. - 경향신문 김광호 기자 십 년 전 내가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톰 브라운은 나에게 세계를 판독하는 또 다른 언어를 가르쳐주었다. 생명체가 남긴 자연의 언어이자 상형문자인 발자국이 바로 그것이다. - 조선일보 김영래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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