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이 15일 새벽(한국시각, 현지시각 14일 오전) 취임선서를 함으로써 유엔은 코피 아난 시대를 접고, 한국인 사무총장이 이끄는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됐다. 취임 선서는 유엔 회원국들을 상대로 한 취임 전 마지막 공식 행사다. 반 차기총장의 공식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지만 이날 코피 아난 총장의 이임식이 거행되는 등 사실상 임기는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냉전과 분단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하기에 부적절하다는 그동안의 통념을 깨고 국제무대의 중심 국가로 부상하게 됐다. 향후 우리나라는 ‘세속의 교황’이라 불리는 유엔 수장을 배출한 저력을 가진 국가로, 국제사회의 안보와 공동 번영에 기여하는 평화애호국가로서의 정체성을 국제적으로 다져나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반 장관이 취임 선서 후 한국 특파원들에게 “기쁨과 영광이라는 생각보다 막중한 책임감에 걱정이 앞선다”고 말한 것처럼, 앞으로 그에게는 ‘세계 최고 외교관’으로서 풀어야할 과제들이 쌓여 있다. 세계 최고외교관 반기문 사무총장의 과제역시 가장 당면한 과제는 북한 핵 문제로 반 장관은 북핵 문제를 최우선 역점 과제로 꼽아 왔다. 그는 이날도 “(6자회담) 협상 추이를 주시하면서 나름의 역할을 준비하겠다”고 문제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반 차기총장은 그동안 북핵 문제를 오랜 기간 다뤄와 북한의 입장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관련국들의 정책을 역대 어느 총장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그는 또 취임과 동시에 콩고 주둔 평화유지군의 성추문, 이라크 석유-식량계획 관련 비리 의혹, 유혈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수단 다르푸르 사태, 중동 분쟁 해결 등 ‘발등의 불’로 떨어진 현안들을 처리해야 한다. 나아가서는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마약거래와 자금세탁 등 범죄활동, 지국 온난화 등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들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주도해야 하며, 세계화로 야기된 빈부격차와 인종ㆍ종교ㆍ지역 간 갈등을 풀기 위한 국제협력도 이끌어 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반 차기총장이 세계 유일의 분단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해와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잘 해 낼 것으로 세계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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