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년대 역사에 대한 의무감으로 현대사 實錄物을 써왔다는 작가 정영진씨가 2000년대 임화의 시를 읽고, 그의 덧없는 죽음을 안지 근 반세기만에 그를 추적한 한 권의 책을 내놓았다. 실록의 뼈대 위에 소설을 살갗을 입혀, 작가가 작심하고 매어 달린 지 7여 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첫 결실이 바로 ‘바람이여 전하라-임화를 찾아서’이다. 임화의 시대는 실로 양심적인 지식인이 살아가기에는 너무나 험난하고 고달팠던 시대였다. 만신창의를 각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였다. 더구나 그에겐 민족해방에 대한 염원에 앞서 계급해방에 대한 기대와 환상이 남달리 짙었다. 더불어 그는 시인이었으며, 프로詩로 무장한‘혁명전사’였다. 이 소설은 현주혁이란 인물의 임화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다. 임화에 대한 기록들을 조사해 가면서 임화와 관계된 인물들-임화의 부인이었던 이귀례, 지하련을 비롯해 김남천, 이원조, 이태준, 박영희, 백철 등-도 언급된다. 임화의 발자취를 찾아가며 밝혀지는 이야기들을 써 내려간 이 글의 거의 대부분은‘사실’에 근거한 것이며, 스토리 진행상 약간의 허구를 조합했을 뿐이다. 그 만큼‘사실’이‘허구’이상으로 드라마틱한 것임을 자료조사과정에서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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