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오는 11일부터 필리핀 세부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아세안 정상회의가 태풍으로 연기됨에 따라 당초 예정했던 해외순방일정을 단축하고 뉴질랜드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는 대로 오는 10일 조기귀국하기로 했다. 뉴질랜드를 국빈방문중인 노 대통령은 당초 10일 필리핀 세부로 이동, 아세안+3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한ㆍ중ㆍ일 3국 정상회담 및 중국, 필리핀, 인도, 태국과의 양자회담을 가진 후 오는 13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아세안+3 정상회의 연기에 따라 순방일정을 이같이 조정키로 했다고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8일 발표했다. 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필리핀이 ASEAN+3 일정을 내년 1월로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 순방 일정을 조정하게 됐다”며 “그래서 필리핀을 들르지 않고 직접 귀국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또한 ASEAN+3 계기에 있던 양자회담 또는 3자 회담도 일단 연기되는 것으로 조정되겠고, 노 대통령은 오클랜드에서 10일 오전 야당 대표 접견 이후 뉴질랜드를 출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도 이날 “9일부터 10일까지 개최 예정이던 한-ASEAN/ASEAN+3/EAS 외교장관회의도 연기한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필리핀 정부는 8일 “세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모든 (형태의) 정상회담들이 태풍으로 인해 연기됐다”며 오는 11일부터 사흘간 필리핀 남부 세부섬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내년 1월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태풍으로 인해 필리핀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필리핀 기상청은 “태풍 ‘세니앙’이 레이트섬 1000㎞ 동쪽에서 발생해 세부섬을 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주말 태풍 ‘두리안’이 중부 알바이주를 강타해 130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으며 현재 실종자 수색과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태풍이 또 한차례 몰려올 경우 큰 피해가 예상된다. 필리핀 기상청은 이 태풍이 시간당 55㎞의 속도로 세부섬을 향해 이동해 9일부터 필리핀 남중부지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태풍의 위력은 두리안에는 못 미치지만 중형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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