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오는 17일북한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때 1910-45년의 한반도 식민통치에 대해 사죄하기로 결정했다고 정부 소식통들이 3일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북-일 외교 관계 정상화를 위한 회담을 재개하는 데 있어 북한이 내세우는 핵심 요구조건을 충족시킨다는 취지에서 총리의 직접적인 언급을 통해 한반도 식민통치에 대해 사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북-일 정상회담에서 고이즈미 총리는 "나는 (일본에 의해 초래된) 상당한 손실과 고통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표명한다"는 말을 할 것이라고 이들 소식통은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의 사죄 발언은 지난 95년 8월 당시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가 한 사죄 성명에 기초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들은 말했다. 지금까지 북한은 일본에 대해 한반도 식민통치에 대해 사죄하고 이를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95년 무라야마 전 총리의 사죄 성명으로 충분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나, 고이즈미 총리가 직접 자신의 말로 일본의 과거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현재 일본 정부는 총리가 김 위원장을 만나는 자리에서 직접 성명서를 발표할 것인지 아니면, 평양의 다른 장소에서 이를 발표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총리의 직접적인 사죄를 통해 지난 70-80년대 발생한 일본인 납북 의혹문제와 북한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 등과 같은 논쟁적 이슈에 대해 진전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분석했다.
<이범영 기자> iby@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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