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중반 자살로 발표됐던 서울대생 김성수(金成洙)씨의 사망 원인은 타살이며,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자살로 조작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27일 "1986년 6월 21일 부산에서 송도 앞바다 매립지 방파제에서 몸에 시멘트 덩이가 매달린 익사체로 발견된 김성수(당시 19세·서울대 지리학과 1년)씨는 타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그 정황으로 金씨 시체 부검에 문제점이 많고 수사 과정에서 중요 사실이 누락됐고 참고인들의 조서가 조작됐다는 점등을 제시했다. 사건발생 당시 부검의가 金씨가 익사하기 전에 뇌손상을 입었다고 감정소견을 번복한 점, 현장에서 발견된 金씨의 점퍼에 폭행 흔적이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제시했다. 위원회는 또 金씨의 몸에 매달려 있던 시멘트덩이가 발견 당시에는 1개였으나 3∼4개 정도가 더 매달려 있던 흔적이 있었다고 최초 발견자들이 진술했다고 밝혔다.
당시 金씨를 부검한 孫모씨는 최근 위원회에서 "金씨가 뇌손상을 입은 뒤 가사(假死) 상태에서 물 속에 빠졌을 수도 있다. 단순 익사로 결론 내린 부검 결과는 잘못됐다"고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金씨 사건은 당시 안기부에서도 수사에 들어가‘염세자살’사건으로 판단했으나, 국정원의 자료협조 거부로 당시 안기부 수사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위원회는 덧붙였다.
위원회는 특히 경찰이 시체를 처음 발견한 사람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고, 참고인들의 진술과 정반대로 ′金씨가 학교 성적이 안 좋은 것을 비관해 자살했다′고 발표하는 등 의도적으로 사건을 조작하려 했다고 밝혔다.
<김윤석 기자> kys@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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