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임채정 의원 등 민주당의 재야출신과 소장파 의원들이 2일 ′전통개혁지킴이′ 구실을 하는 새 모임을 꾸려 정치세력화를 모색하고 나서자, 쇄신연대를 주도해온 정대철, 장영달 의원 등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쇄신연대의 총간사를 맡고 있는 장 의원은 이날 오전 모임 뒤에 "′옥중 동기들′이 중심이 되어 또다른 단체를 만드는 것 보다는, 당 쇄신과정에서 일정한 역사성을 확보하고 외연이 넓어진 쇄신연대를 중심으로 모여 개혁그룹을 강화하는 게 낫다"며 "쇄신연대는 이를 위해 명칭과 조직구조 등을 전향적으로 수정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임 의원 등 30여명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 모여 새 모임 발족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임 의원 등은 "쇄신연대는 현안 중심으로 이해관계에 따라 모인 느슨한 조직인 만큼, 뚜렷하게 정치적 지향과 정책적 노선을 개혁에 둔 모임이 필요하다"며 "쇄신연대와 다른 독자적 존재가치가 있는 만큼 두 모임이 각각 활동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해찬 의원은 "민주당 내에도 수구세력이 있다. 이인제(李仁濟) 의원이 금강산관광을 중단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한나라당 주장과 똑같은 것이다"며 당내 비주류 인사들과의 분명한 차별화를 예고했다.
반면 중도개혁포럼 소속 일부 의원들은 독자적인 정치세력화를 주장하면서 당내의 보수적인 흐름을 대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개포는 곧 모임을 갖고 권력 분산을 위한 개헌문제를 공론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인제 의원도 최근 분권적 대통령제로의 개헌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서 개헌론이 ′반(反) 노무현′ 세력을 결집시키는 매개 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성원들이 거의 겹치는 탓에 양쪽 모임에 속하는 의원들의 해법도 갖가지다. 신기남 의원은 "무엇이 됐든 단일한 개혁대오를 갖춰야 한다"며 ′통합론′에 무게를 둔 반면, 김성호 의원은 "지난해 비주류 연합으로 출발했던 쇄신연대가 역사적 소임을 다한 만큼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새 모임의 필요성을 역설한 한 의원은 "새 모임이 최근 쇄신연대 활동방식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 만큼 ′한 몸, 두 머리′라는 기형적 구조로 출발할 수밖에 없지만, 서서히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식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재원 기자> kjw@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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