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지도자이자 종교계 큰 어른이었던 김수환 추기경이 향년 87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김 추기경은 16일 오후 들어 급격히 호흡 곤란이 심해지고 혈압이 떨어지면서 끝내 의식을 잃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한 때 의식을 잃으면서 위중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이내 기력을 회복하고 일상 생활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워낙 고령인데다 오랜 병환에 극도로 쇠약해진 터라 급작스런 병세 악화를 이겨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추기경은 일주일 전쯤부터 주위 사람들과 의료진에게 감사하다, 그동안 과분하도록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고 말해왔는데 이날 의식을 잃기 전에도 마지막으로 '고맙다'는 이야기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주위에는 정진석 추기경 등 천주교 관계자들이 배석해 있었다. 의료진은 김 추기경이 마지막 선종 순간까지도 인공 호흡기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호흡을 했다고 전했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은 선종 직후 안구 적출 수술을 받았다. 앞을 보지 못하는 이웃에게 세상의 빛을 선사하는 것이 고인의 유지였기 때문이다.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명동성당에는 오늘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오전 6시부터 오는 19일 입관 전까지는 매일 매 시간마다 지하 소성당에서는 추도미사가, 대성당에서는 위령기도제가 열린다.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입관 때까지 매일 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 누구에게든 빈소 조문을 허용하고 있지만, 질서 유지를 위해 일정 인원씩만 빈소에 입장시키고 있다.추기경의 시신은 발인 때까지 유리관에 안치돼 조문객들이 고인의 마지막 얼굴을 볼 수 있다.김 추기경은 평소 약속 대로 선종 직후 안구 적출 수술을 받았지만 유리관에 안치되는 시신은 추기경의 의복을 갖춘 채 눈을 감고 있는 상태다.장례는 서울대교구장으로, 5일장으로 치러진다.발인 직전에 열리는 장례미사는 20일 오전 10시 명동성당 대성전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주례로 진행되고, 장례 미사를 끝낸 시신은 명동성당을 떠나 장지인 용인 천주교 성직자 묘지로 운구, 안장될 예정이다.장례위원회는 정진석 추기경이 위원장을, 서울대교구 주교단이 부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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