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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보신 적이 있나요?
  • 박경헌
  • 등록 2008-09-16 10: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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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보신 적이 있나요? 그럼 귀하께서는 우리나라 성인 14.1%(멀리서라도 직접 본적이 있는 성인)에 해당됩니다. 기자분들이야 직업의 특성상 많이 보셨겠지만, 일반 국민은 직접 대면할 기회가 그만큼 적다는 얘기겠죠. 그래도 생각보다는 직접 봤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국회의원과 서울시장 재직시, 그리고 대통령 후보시절 유권자 접촉 덕분이 아닌가 싶은데요. 저의 경우에는 직접 본적이 없는 85.9%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리얼미터 2008년 6월 조사). 그렇다면 우리나라 성인 중에서 대통령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요? “설마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입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누군지 아세요?”라고 물었을 때, “이명박 대통령”이라고 답하는 사람은 84.8%였습니다(리얼미터 2008년 8월 조사). 놀라우신가요? 100명중 15명은 위의 질문을 받았을 때,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을 해서 그런지 대통령 이름을 모른다고 하거나 틀리게 답을 했는데, 그 분들 중에는 지난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이회창”이라고 답변을 하는 분들도 계셨답니다. 미국에서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였던 시절 비슷한 조사를 한 바 있는데, 그를 아는 미국인이 56%에 불과했고, 아버지 부시로 잘못알고 있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대통령이 누구인지 모르는 유권자들은 대통령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유권자들과 비교해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떨까요? 대통령을 잘 모르는 유권자들의 지지도가 잘 알고 있는 유권자들의 그것과 비교할 때 대략 5%p 가량 낮게 나타납니다. ‘그의 이름을 알아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지지도와 인지도 간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이명박 대통령. 이제 취임한지 6개월이 지났습니다. 임기가 5년이니까 10학기 중에서 이제 1학기 끝난 셈이네요. 이 대통령의 성적표는 이번주 리얼미터 조사결과, 24.8%로 유권자 4명중 1명만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긍정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투표자 2명중 1명이 이 대통령에게 투표했는데, 단순계산으로 그들 중 한 명은 국정수행을 잘못한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죠. 베이징 올림픽 기간중에는 30% 이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기도 했습니다만, 올림픽 성화가 꺼지자 국민들의 평가도 차가워졌습니다. 그렇다면 매주 여론조사를 통해 평가를 받는 이명박 대통령님의 마음은 어떨까요? 취임 초기 지지율이 50% 이상이었을 때는 나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그리 달갑지 않을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 평가받는 다는 것 자체가 본래 유쾌한 일이 아니니까요. 더욱이 객관적이고 체계적인 평가 기준이 마련된 경우라면 몰라도, 유권자의 주관적인 견해로 평가받는 현재의 방법에 대해서는 평가받는 대통령의 입장에서 볼 때 불편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거의 유사한 방법으로 조사를 하니까 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칭하는 표현이 ‘대통령 지지도’가 아니라 ‘국정수행 지지도’라고 하는 이유는, 묻는 내용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여부와는 무관하게, 대통령의 통치행위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유권자들은 “매우 잘 하고 있다”에서부터 “매우 잘못하고 있다”까지 몇 가지 단계로 국정수행을 평가하는 것이죠. 그런데 사람들마다 평가기준이 다를 테니 그 평가가 주관적일 수밖에 없고, 주관적인 평가 기준에 의해 때로는 대통령의 국정과는 무관한 원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가령 지난번 숭례문이 불에 탔을 때가 2월 초순이었는데, 당시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중으로 이명박 당선인은 취임 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국민들은 그 원인을 당선인 탓으로 돌린 바 있습니다. 즉,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은 0.1%p 하락에 그쳤던데 반해, 이명박 당선인의 국정운영 전망 수치는 3%p 가량 빠졌습니다. 그와는 반대로 올림픽에서 박태환과 장미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 금메달 획득이 대통령 국정수행과는 아무 관계가 없음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한 주에 5%p 이상씩 수직 상승했습니다. 불로소득(不勞所得)이라고나 할까요?단편적인 비교이긴 하지만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이처럼 조사할 당시의 유권자들의 감성적 판단에 크게 좌우되고 그 감성은 국운(國運)이나 민족적 자긍심 등과 특히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즉, 국제 무대에서 우리 선수가 잘 싸워서 한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높여줬을 때, 또한 독도 문제로 국민들의 자존심이 크게 상처를 받거나, 혹은 국보 1호인 숭례문이 불에 타 불길한 징조로 국민들에게 느껴질 때, 그 당시 국민들의 감성적 평가에 의해 국정수행 지지도는 크게 떨어지기도 하고 오르기도 하는 것입니다.물론 조사할 당시의 경제적 지표, 즉 주가 지수나 환율, 금리, 각종 세금, 물가, 취업률 등 구체적 수치에 근거한 이성적 평가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성적 평가에 의한 등락보다는 감성적 평가, 즉 미국의 다우너 소들이 주저앉는 모습을 보고 촛불시위에 공감하게 되거나 올림픽 경기를 보고 환호하는 등, 감성적 측면에 의한 등락이 훨씬 크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MB 1학기 동안 눈으로 확인했습니다.그런데 조사기관마다 국정수행 지지율이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그 원인은 기본적으로는 표집오차 탓이기도 하겠지만, 설문 구성 등의 비표집오차에 크게 기인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설문 구성과 관련해서 첫 번째는 4점 척도로 하느냐, 5점 척도로 하느냐에 따라 조사결과가 달라집니다. 즉 ‘잘한다’는 평가와 ‘못한다’는 평가 중간에 ‘보통이다’이라는 척도를 넣는지 여부에 따라 대통령 지지율은 많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지율 카운트에는 ‘잘한다’라는 항목만 포함되고, ‘못한다’와 ‘보통’은 빠지니까, ‘보통’ 척도가 들어가면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올 수 밖에 없겠죠. 대표적으로 조선일보-한국갤럽의 조사에 ‘보통’ 척도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4점이든 5점이든 긍정 평가를 먼저 불러주느냐, 부정 평가를 먼저 불러주느냐의 문제인데, 양자 간의 차이를 실제 조사결과를 통해 보게 되면 어느 항목을 먼저 불러주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5%p이상 격차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리얼미터는 응답자 절반에게는 긍정 평가 항목을 먼저 불러주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부정평가 항목을 먼저 불러주고 있는데, 다른 조사기관들이 모두 그렇게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사실 현직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매체나 조사기관이 의도적으로 모든 응답자에게 부정평가를 먼저 불러주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로 보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럴 회사가 있을지는 회의적입니다만 가능성은 있다는 거죠. 지난 광복절 즈음에서 발표된 조사기관별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를 비교해볼까요? KBS-미디어리서치 31.0%, CBS-리얼미터 30.0%,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29.0%, 국민일보-동서리서치 26.5%, 동아일보-코리아리서치 25.4%, 조선일보-한국갤럽 24.1%, 한국사회여론연구소 23.4%였습니다. 비슷한 시기였지만 최고와 최저 지지율이 7.6%p 차이 납니다. 표집오차 외에 설문 구성에 의한 차이 때문에 각기 다르게 나타난 것 같습니다. 때문에 조사기관별 지지도를 단순비교하기 보다는, 특정 조사기관의 조사결과를 시계열로 분석하는 것이 맞다고 할 수 있겠죠. 이제 이명박 대통령 임기는 9학기 남았습니다. 사실 1학기 학점은 기대이하였습니다. 학기말 성적이 100점 만점에 29.1점이었으니까요.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표현대로 입덧 시기라고 해도 예상했던 것보다 입덧을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보수단체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했던 정권의 후반기를 맡았던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성적표가 27.9점이었는데, 그것과 별반 차이가 없으니 국민들의 실망이 어쨌든 상당히 컸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결국 정공법 밖에는 없을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대통령으로 뽑아주면서 기대했던 것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경제 대통령으로서 각종 경제지표를 회복시켜서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끌어 올리고, 여의도 정치에 실증을 느꼈던 국민들에게 화합의 정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정공법이 아닐까 합니다. 쉽게 말해서 잘살게 해주고, 이념과 종교가 달라도 포용할 수 있는 통치 말이죠. 2002년 월드컵 국가대표팀 감독이었던 히딩크는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50%지만 매일 1%씩 늘려 개막식 때 100%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죠. 이명박 대통령도 임기가 끝날때까지 정공법으로 승부를 걸어서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면, 일시적으로 주관적인 평가에 의해 지지도가 흔들릴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에는 이성적인 평가에 의해 100%에 가까운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연초 당선인 시절, 압도적인 지지율로 상당수의 국민이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냈었는데요. 혹시 이 글 보신다면 시쳇말로 ‘첫 끗발이 개 끗발이 아니었다’는 것을 부디 국민들에게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경제를 회복시켜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집토끼 뿐만 아니라 산토끼들도 포용한다면, 제아무리 야당이고 끝까지 산에 남기를 원하는 산토끼라 해도, 대통령의 좋은 성적표에 대해 시기하고 질투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만약 4년 중임제라고 하면 연임될 수 있을 정도의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리얼미터는 야속할지 모르지만 오늘도 국민들의 의견을 모아 대통령이 얼마나 국정수행을 잘하고 계신지 국민들의 의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쫑긋! MB 정권 2학기초 추석 연휴 전날에.여의도에서. 리얼미터 대표 연구원 이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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