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비핵화' 한목소리…양측 태도변화 "주목"
제4차 6자회담을 하루 앞둔 25일 남·북한과 미국 등 주요 관련국들은 연쇄양자회담을 숨가쁘게 진행하고 있다. 이번 4차회담에서는 ‘가시적이고 실질적 진전’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회담이 이뤄질 것이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으며, 실제로 공식회담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이같은 분위기탓에 회담 결과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쪽에 무게가 조금 더 실리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북한의 태도변화가 주목된다. 양측은 모두 북핵문제의 실질적인 진전에 대한 의지를 보이면서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에 일치된 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시사점이다. 회담 개막 전 북미 접촉은 미국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변화했다는 대표적인 사례. 미국은 그동안 3차례 회담에서 북한과의 ‘회동’은 허용했으나 서로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면서 ‘협상’으로 진전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가 양자회담에 앞서 “북미 양국이 각자 가져온 노트를 비교하고 회담 진전방안에 대해 얘기를 나룰 것”이라고 설명, 이번 만남은 종전과는 달리 ‘회담’으로 진전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에 지난달 11일 핵포기시 대북 체제안전 보장은 물론 북미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 특히 ‘장기전’을 예고하면서도 적극성을 띠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이번 접촉을 통해 북한이 정말 핵폐기와 경제적 보상이라는 전략적 결단을 하려고 나왔는지 진의를 알아보는데 주력하고 있다. 북한 대표단의 변화도 괄목할만 하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가 고 김일성 주석의 유훈’임을 강조하면서 6자회담 틀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의 중요한 무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이번 회담을 매우 중요한 계기로 생각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북한은 1~3차 회담에서는 하루전에 도착했던 것과 달리 사흘 먼저 베이징에 도착해 우리 대표단과의 접촉을 갖는 등 적극성을 보이는 한편 회담전반에 대한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최근 상승무드에 있는 남북관계를 기반으로 24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북측대표팀과 양자회담을 갖은 것을 포함, 각국 대표단과 활발한 양자접촉을 갖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오는 28일에는 라오스 비엔티엔에서 열리는 제12차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을 계기로 남북외교장관급 회담을 갖는 등 국제사회에 북핵문제 해결의 주도적 당사자로서의 역할을 부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회담 출사표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이번 회담을 북핵문제 해결과 전세계 핵비확산체제의 기초를 닦는 중요한 발판이 되도록 하기 위해 회담의 ‘뒷문’을 열어둔 채 관련국들의 의견조율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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