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히려 적극적 해결 위한 관계국 협의 진행 계기될 수도"
북한이 핵연료봉 8000개를 모두 꺼냈다는 북한의 발표와 관련 우리 정부는 “우려스럽지만 차분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미국, 중국, 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은 대체로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국빈방문을 수행중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2일 타슈켄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고려인 동포 만찬에 앞서 “원자로 가동중단을 선언한 이후 이런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빨리 진행된 것 같다”며 “그러나 너무 비관하거나 낙관할 것 없이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 장관은 “공개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보면 협상을 재촉하거나 압박하려는 협상전술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며 “한중, 한러 각국 정상들이 상황에 대해 전보다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는데 인식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를 좀더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관계국들의 협의가 진행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진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와 관련 “보안문제를 생각하면 조용할 수 있는 것을 자꾸 저렇게 공개하는 것을 보면 들으라고 하는 것이 아니냐”며 “안전문제를 생각하면 핵연료봉을 너무 일찍 꺼낸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늘 해오던 도발적인 언행일 뿐”이라며 달리 언급 할 것은 없다고 밝혔다.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말이든, 성명이든, 행동이든 북한이 하는 모든 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북한이 스스로를 고립시키지말고 대화에 복귀해 건설적이 돼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을 깨달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미국 언론들도 북한의 폐연료봉 인출은 지난 3월말 원자로 가동중단 때 이미 예정돼 있던 일로 북한 발표내용만 간략하게 보도하고 이 자체를 크게 부각시키지는 않고 있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무시한 일종의 벼랑끝 전술”로 평가했으며 일본 언론들도 북한의 발표가 지난 2월 핵보유 선언으로 조성한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킴으로써 1년 가까이 중단된 6자회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하는 가운데 비교적 차분하게 전하고 있다. 중국도 현재까지 정부의 공식적인 반응이 없는 가운데 관영 신화통신과 반관영 통신 중국 신문사들은 이 소식을 아무런 논평없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표 내용을 그대로 전하거나 외신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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