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반 이상 제자 것과 유사...이총장 “당시 관행이었다”
지난 21일 취임한 이필상 고려대 신임 총장이 제자들의 논문과 비슷한 내용의 논문들을 교내외 학술지에 게재한 사실이 확인돼 표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이 총장이 1988년 발표한 논문 2편과 2005년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1편 등 모두 3편의 논문은 같은 제자들이 제출한 논문과 절반 이상 유사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이에 대해 이 총장은 “해당 논문들에 대한 아이디어는 자신이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표절이라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으며 논문의 저자인 해당 제자들은 “표절이 아니다”고 이 총장의 편을 들고 나섰다. 이번 논문의 표절 의혹과 논란은 김병준 전교육부총리 사태의 여진이 채 사라지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향후 전개 양상에 따라선 이 총장의 거취 문제와도 무관치 않아 보여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장·전개방식 같아=문제가 된 논문은 이 교수가 1988년 교내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 2편과 2005년 교외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 1편이다. 1988년 발표한 논문은 당해 12월에 교내 학술지에 게재된 ‘우리나라 채권수익률의 기간구조에 관한 연구’(‘경영논총’)와 ‘외채관리에 있어서 통화 선물의 경제적 이득에 관한 실증적 연구’(‘경영연구’)로 이들 논문은 같은 해 2월 발표된 제자들의 석사학위 논문 2편을 각각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교수의 논문은 김모씨가 발표한 석사학위 논문 ‘우리나라 채권수익률의 기간구조에 관한 실증적 분석’, 또다른 제자 김모씨가 발표한 ‘환위험관리에 있어 외환선물거래의 경제적 이득에 관한 연구’와 같은 문장의 비율이 50%를 넘을 정도로 유사하며 전개 방식과 결론 모두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2005년 대한경영학회에 발표한 ‘기업집단의 경영구조와 기업성과 및 기업가치의 인과관계에 관한 연구’는 제자 신모씨가 발표한 동명의 박사학위 논문과 전개 방식이 같았고 80% 가까이 동일문장으로 구성됐으며 두 논문이 동일한 ‘오타’까지 함께 담고 있었다. ◆“내가 아이디어 제공”= 이필상 총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가 된 논문은 모두 (내가) 아이디어를 제공한 것이기 때문에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그는 “1988년 논문들은 당시 관행으로 볼때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었다”며 “2005년 논문은 표절 대상이라는 의심을 받은 제자의 논문이 문제가 된 논문보다 오히려 더 늦게 발표됐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총장은 “직접 구상했던 논문 주제와 관련 기초 자료를 두 학생들에게 주고 이를 확대 발전시켜 석사학위 논문을 만들어 보라고 권했다. 원래의 아이디어를 직접 구상한 것이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느끼지 않았지만 지금 관점에서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했다.이에 앞서 해당 논문의 저자인 제자 3명 중 2명은 이날 오후 고려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가 된 논문을 표절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이 총장을 적극 옹호했다. 1998년 채권 수익률 관련 논문의 저자 김모씨는 “해당 논문은 (이필상) 교수님이 아이디어를 제공했으며 이후 토론도 함께 하고 가필해 주시는 등 실질적으로 기여했다. 논문은 내가 먼저 쓴 것이 맞지만 표절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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