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행정법원, "주택은 공동체 이익 더 강하게 요구돼"
“종합부동산세는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재산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며 공급이 제한된 토지와 그 위에 건축되는 주택은 다른 재산권과는 달리 공동체의 이익이 더 강하게 요구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신동승 부장판사)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대치동 동부센트레빌 등 아파트 소유자 85명이 서울 역삼·삼성·송파세무서를 상대로 종부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내면서 함께 제기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기각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종부세는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부담 형평성을 제고하고, 부동산 가격 안정을 도모해 지방재정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면서 “종부세가 사유재산권 자체를 부인하거나 재산권 등 헌법상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중과세·미실현 이익 과세 아니다"기각결정을 내린 서울 행정법원 행정14부는 A4용지 11쪽 분량의 장문의 결정문을 내고 종부세에 대한 판단을 상세히 제시했다. 종부세가 이중과세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종부세는 일정한 과세기준금액(6억원)을 초과하는 부동산 가액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고, 그 과세부분에 대해서는 재산세를 공제해주고 있으므로 이중과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미(未)실현이익에 대한 과세'라는 주장도 “예전 토지초과이득세처럼 집값이 오른 부분에 대한 과세가 아니라 높은 집값 자체에 대한 과세이므로 미실현 이익에 대한 과세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공급이 제한된 토지와 그 위에 건축되는 주택은 다른 재산권과 달리 공동체의 이익이 더 강하게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종부세법은 불필요한 부동산 보유를 억제해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고 국민 다수에게 쾌적한 주거공간을 제공해 결국 국민 대다수의 생존권과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판부는 또 “부동산 가격과 공공복리가 무관하지 않고 부동산 가격의 폭등과 투기 현상을 규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 등 종부세법의 공익적 목적을 고려할 때 종부세 부담이라는 개인의 기본권 침해가 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누진제 종부세 과중해 보이지 않는다"세금이 너무 과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누진제는 조세의 목적에 따라 정책적으로 결정할 문제이고 누진율도 지방세와 비교할 때 그리 과중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세금이 너무 많아 집을 팔아야 할 정도라는 원고들의 주장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또 부동산의 가격 상승분에 대해 과세하는 것이 아니어서 양도소득세와도 겹치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강남 아파트 주민 85명은 지난해 말 과세기준이 되는 부동산 금액을 공시가격 기준 9억원에서 6억원으로 바뀌고 과세방법도 개인별 합산에서 세대별 합산으로 변경되자 올 5월 서울 역삼·삼성·송파세무서를 상대로 2월 부과된 종부세의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내고 구 종합부동산세법(2005년 12월31일 개정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을 냈었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