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한나라당 대표로 재선출된 박근혜 의원은 20일 오전 국립현충원을 참배하면서 방명록에 ‘님들께서 피로써 지킨 이 강토에 선진화의 꽃을 활짝 피워 보답하겠다’고 적었다. 제1야당 한나라호 선장으로서의 각오와 비장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박 대표의 향후 구상〓박 대표의 리더십은 조만간 발표할 ‘집권 3개년 발전전략’에 압축돼 있다. ‘선진화’라는 모토속에 당을 정책정당, 원내정당, 디지털정당으로 변모시키겠다는 전략이다.박 대표는 4·15총선 전부터 이같은 비전제시를 약속했고, 박세일 여의도 연구소장 등 소장개혁파 의원들과 함께 ‘5107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준비작업을 해왔다. 박 대표는 참여정부의 트레이드 마크인 ‘개혁 ’의 대항 키워드로 ‘선진화’를 선택했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박 대표는 19일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가 흔들리고 ‘국가 정체성의 위기’, 비전의 위기’, ‘통합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또 “간첩이 민주인사가 되고,간첩이 군 사령관과 전직 국방장관을 조사하는 나라는 전세계에 없을 것”이라며 “나라가 무너지는 중심에 현 정부와 노무현 대통령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드시 지킬 것은 지키겠다는 뜻으로 한나라당의 보수 정체성을 강조한 의미로 해석된다. 박 대표는 한나라당을 ‘선진 국민정당’으로 국민속에 자리매김하기 위해 여의도 연구소를 명실상부한 ‘정책산실’로 육성하고, 진성당원 발굴 및 원내와 원외의 네트워크 구축 등을 시도할 계획이다.또한 디지털 정당화를 위해 네티즌 투표로 뽑은 대표 3명을 당 운영위원으로 영입하고 이중 1명은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상임운영위원회의 위원에 임명할 방침이다. ◈순탄치 않을 앞길〓박 대표 앞에는 넘어야 할 산들이 적지 않다. 당장 비판적인 당내 비주류들의 협력을 얻어내는 일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박 대표는 비토세력에 대해 “나의 원칙이 옳다고 생각하면 저와 함께 할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들(비토세력)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 등 당내 차기 대권주자들이 대권행보를 본격화하면서 박대표의 리더십을 흔들어 댈 수도 있다. 무엇보다 박 대표를 겨냥한 여권의 파상공세를 극복하는 것이 문제다.여권은 의문사진상규명위법과 친일규명법 개정을 통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켜 박대표에게 흠집을 내려하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이미 열린우리당은 박근혜 새 체제 출범 첫날인 20일 “과거행적에 대한 반성 없인 상생 없다”며 박근혜 때리기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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