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을 출발하는 쾌속 여객선(제트포일선)을 타면 3시간도 안돼 일본 하카다에 도착한다. 쾌속선은 비행기의 날개에 해당하는 'FOIL'만을 물에 담근 채 1.5m 이상 떠서 시속 83km(45노트)로 물살을 가르기 때문에 특유의 흔들림도 없다. 문제는 빠른 속도로 달리는 배의 'FOIL'이 바다생물체와 부닥치는 충돌 사고. 특히 여객선이 10톤에 가까운 고래와 충돌할 경우 물 위에 떠 있던 선체가 갑자기 물에 닿으면서 시속 80km를 달리던 승용차가 급정거하는 것과 같은 쏠림 현상이 벌어진다. 지난해에는 우리나라 소속 선박이 두 번이나 '고래' 추정 물체와 부닥쳤고, 올해는 3월에만 일본 선박이 3번이나 충돌했다. 한국과 일본이 이처럼 쾌속 여객선과 고래로 추정되는 수중부유물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공동 대처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 쾌속여객선 안전대책 실무회의에서 이같이 합의했다고 24일 밝혔다. 한·일 양국은 우선 쾌속여객선 충돌사고관련 해양안전심판 결과 자료를 공유하고, 다음달 완료되는 일본의 쾌속선 안전 대책 연구와 11월 완료되는 한국의 연구 결과를 상호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이 중기 계획으로 고래류 출몰 구역도(Hazard Map)를 작성하는 데도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자료를 공유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이번 합의사항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해양수산부 안전정책담당관실과 일본 국토교통성 외항과 간에 접촉 창구(Contact Point)를 지정하고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해양부가 지난 3월 15일 일본 국토교통성에 ‘한·일 공동안전대책’ 추진을 제안해 열렸으며 다음 실무회의는 11월 한국에서 열린다. 현재 부산과 하카타를 연결하는 쾌속여객선 항로에는 우리나라 미래고속에서 3척, 일본의 구주여객철도에서 4척의 쾌속선을 투입해 공동운항하고 있으며, 연간 약 55만 명의 여객이 이용하고 있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쾌속여객선 항로상 해상여건 조사 등 여객선 안전운항 방안, 고래 등 수중부유물 탐지장치 개발 방안 등에 대한 연구를 전문연구기관에 의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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