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1월 출범, 영농 규모화 · 전문화 시대 리더 역할 기대
“재계에 전경련이 있다면 농업계에는 농업CEO연합회가 있다!” 수입 개방이라는 한국 농업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전국의 농업 법인 최고경영자(CEO)들이 뭉쳤다. 연간 매출 10억원 이상의 농업 법인체 대표 390명을 회원으로 한 농업CEO연합회(가칭)는 지난 10월말 설립 대회를 가졌으며, 내년 1월 중 창립총회를 갖고 공식적인 첫 발을 내디딜 예정이다. 현재는 정운천 한국참다래유통사업단 대표가 설립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식량, 축산, 과수, 화훼, 친환경 농업, 산지유통센터 등 12개의 분과로 나눠 창립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영농 규모화와 전문화가 필수적이라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같은 점에서 연합회는 경영마인드를 갖춘 전문 농업 경영체들의 모임으로 향후 우리 농업을 이끌어갈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운천 설립위원장은 “정부에만 의존하려는 기존 방식으로는 개방에 맞설 수 없다”며 “우리 문제는 우리 스스로 해결한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연합회 설립 취지를 밝혔다. 이제껏 농업 문제 해결의 주체가 정부였다면, 이제는 농업인이 직접 경영 기법을 개발하고 적극적인 마케팅도 펼쳐야 한다는 것. 따라서 연합회의 초기 활동은 농업인들의 인식 전환을 위한 교육에 역점을 둘 계획이며, 그 이후 정부를 상대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시스템과 인프라의 경쟁력 제고 활동도 펼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농림부 주관으로 개최한 ‘농업 경영 CEO 대회’에서 농업 CEO들을 대표할 협의체 결성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이후 농업인들이 자발적인 연합회 결성 움직임을 보이자 농업법인 명부를 제공하고, 각 법인별 건전성을 확인해 주는 등 측면 지원을 해 왔다. 민연태 농림부 경영인력과장은 “연합회는 경쟁력 강화를 통해 실질적 이익 증진을 도모하는 경제 단체 성격이 강하다”며 “현대적 경영기법과 전문성 향상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는 경제 단체의 출범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 농업정책 추진력과 효율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회는 농업정책의 재검토나 주요 농정 현안에 대한 대정부 건의를 적극 제기하는 한편, 제도 시행 이후 개별 농가의 반응을 파악해 효과나 문제점 분석도 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농정의 파트너이자 압력단체인 셈이다. 혁신화ㆍ전문화ㆍ세계화 3대 목표 연합회의 활동은 농업의 혁신화ㆍ전문화ㆍ세계화라는 3대 목표에 맞춰 진행된다. 농업자원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취지 아래 각 권역을 잇는 최단거리ㆍ최단시간 운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작물을 선정한 후 집중적인 투자로 내수는 물론 수출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소량 고품질’ 전략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것. 이와 함께 개별 농가에 대한 경영 지원과 관리 시스템을 지원하는 한편 농업 시장이나 경영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농업의 미래지향적 청사진 제시 차원에서 과학 영농에 대한 투자와 연구 결과의 실용화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회원에 대한 자체 점검과 평가를 통해 부실 법인은 정리해 나가는 등 자생력 확보에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정 위원장은 “농업인들은 그간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쳐 왔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국제적인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농업인 스스로 나서 역발상과 아이디어로 우리 농업의 독창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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