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KTX)내 자기장이 승객이나 승무원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수준이라는 측정결과가 나왔다.
지난 21일 한양대 환경.산업의학연구소(소장 김윤신)내 전자파생체영향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3일과 6일 고속철을 타고가며 자기장 발생량을 측정한 결과, 객차와 객차의연결통로에서 최고 400mG(60㎐), 평균 100mG의 자기장이 측정됐다.
객실에서 측정된 자기장은 서울~대구 구간은 최대 70mG, 평균 15mG였고, 대구~부산은 최대 20mG, 평균 5mG로 통로보다 세기가 상대적으로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G(가우스)는 일정한 세기를 가진 자기력선속(磁氣力線束)이 단위면적을 통과하는 밀도를 뜻하는 단위다.
15mG 세기의 자기장은 345㎸의 고압송전선에서 15m 정도 떨어져 있을 때 받는자기장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이고 고속철 객실과 통로의 평균 자기장 세기는 일반지하철보다 각각 3배 정도 높았다.
연구팀의 홍승철 교수는 "자기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규명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고속철에서 지속적으로 이 정도 수준의 자기장에 노출되는 것은 건강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실험은 서울~부산을 고속철로 왕복하면서 자기장 측정장치인 `EMDEX2′를이용해 1.5초마다 한 번씩 측정한 값을 시간가중치를 감안, 최대치와 평균치를 냈다.
홍 교수는 "본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승객들이 받는 자기장은고속으로 회전하는 전동차의 모터와 전력을 공급하는 고압선이 원인으로 보인다"고설명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측정된 자기장의 세기가 국내 전파법상 전자파 인체 보호기준치(1천mG) 이하라고 밝혔다.
국제암연구기관(IARC)에는 2~4mG 세기의 주파수 60㎐의 자기장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어린이백혈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된 연구사례가 있다.
이 같은 자기장 노출에 따른 위험성 때문에 스위스는 유치원, 병원 등 시설주변과 내부의 자기장이 10mG를 넘지 않도록 규제하고 있고 미국국립방사선방호학회(NCRP)는 보육원과 초등학교에 대해 2mG의 자기장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팀은 "정밀한 연구결과는 아니지만 자기장의 영향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며 "향후 고속철 내부의 전자기파 측정을 실시해 승객과 승무원의 건강을 보호하는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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