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용 수중음파탐지기가 고래의 떼죽음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보인다는 새로운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영국, 스페인 양국 해양 병리학자들이 작년 9월 카나리아 제도의 푸에르테벤투라, 란사로테 해변에서 떼죽음한 10마리의 선치경(扇齒鯨)중 10마리에 대한 검시 작업을 실시한 결과 그같은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들 고래는 당시 부근해역에서 스페인 주도하에 실시된 대(對) 잠함 기동훈련의 일환으로 중(中)주파수 이용 수중음파탐지가 작동하기 시작한지 약 4시간만에 해변위로 몰려나온 바 있다.
양국 병리학자들은 군사용 수중음파탐지기의 음파가 고래로 하여금 수중에서 매우 급속도로 수면 위로 부상하도록 유도했고, 그 결과 잠수부들처럼 수압의 변화에따른 잠함병에 걸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검시 결과, 고래들의 간(肝)과 기타 장기들에는 가스 거품이 가득 차 있었고 작은 혈관들은 문자 그대로 내부에서 불어터진 상태였지만, 다른 질병에 걸린 조짐은전혀 없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런던 동물학 학회의 폴 젭슨이 이끄는 연구진은 영국 과학 주간지 ‘네이처’최신호에 게재된 보고서에서 "이같은 상해는 급격한 압력 감소가 체내에 유발한 기포 형성으로 인한 격심한 외상성 증상과 일치된다"고 지적했다.
감압병(減壓病)은 낮은 곳에서 너무 급하게 부상할 때 야기된다. 이때 질소가스가 혈액속에 용해된 상태를 유지하는 대신 급팽창함으로써 혈관을 막히게 하거나 파열시킬 수 있는 거품을 형성한다.
보고서는 이 현상에 대한 2개의 가능성을 가설로 제시했다. 그 하나는 수중음파탐지기의 무선파가 근거리에서, 그리고 심해에서 고래 몸속 특정 조직내의 압축 질소핵을 자극, 가스 확장을 유발할 정도로 매우 강력하는 설.
나머지 하나는 수중음파탐지기가 고래의 물속 심도감(深度感)을 혼란시켜 위험스러울 정도의 급격한 수면상승을 유발한다는 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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