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이 단오날 멱을 감아 향기를 내던 창포가 흠잡을 때 없이 우수한 수질개선 식물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환경연구부 이재성 박사는 최근 창포와 골풀 미나리 등 수생식물 9종의 호수 부영양화 물질 제거작용을 조사한 결과, 창포가 가장 우수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창포는 부영양화 물질인 인과 질소를 제거하는 능력이 귀화종인 노랑꽃 창포와 거의 비슷했다. 노랑꽃 창포는 수질개선을 위한 수생식물로 현재 국내에 널리 도입돼 있는 부레옥잠보다 수질개선효과가 5~6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레옥잠은 남미산이어서 겨울에는 동해를 입는 단점을 지녔다. 오염물질을 세포조직 내에 축척시킨 채 물에서 얼어 죽으면 다시 물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다. 또 부레옥잠은 부유식물이라 수로를 막을 수도 있다.
반면 우리 고유종인 창포는 다년생 풀인데다 호수 바닥에 고착돼 있어 관리가 용이하고 수로를 막을 염려도 없다. 또한 창포는 매년 10배 이상씩 증식한다. 질소 인 등이 많은 물에서는 키가 1㎙ 이상 자란다.
이 박사는 “논 밭 등 하수가 내려가는 곳에 창포를 심어두었던 선조들의 지혜가 과학적으로 증명됐다”며 “다른 산업분야에서도 창포의 이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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