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사를 짓기 위해 새만금 사업을 계속하고 있으나 담수호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동진강의 수질은 많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동진강 수질이 지금처럼 계속 악화되면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는 만큼 방조제 공사를 중단하고 수질 오염 대책부터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방조제 공사는 전체 33㎞ 가운데 80% 정도 진척됐다. 대진대 환경공학과 김명운 교수는 "안이하게 대처하다가는 방조제 완공 후 물이 급격히 썩을 수 있다"면서 "수질 대책이 나오기 전에 방조제를 완공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새만금사업을 재개키로 한 2001년 당시 동진강 수역부터 먼저 간척한 뒤 농업용수 수질 기준 달성이 어려운 만경강 유역은 수질개선 상황을 보고 간척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나빠진 수질=23일 환경부의 수질측정 자료에 따르면 전북 부안군 동진강 하류 지점의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은 지난해 4.5ppm이었다. 1999~2000년의 3.6ppm에 비해 악화됐다.
화학적산소요구량(COD)도 2002년 6.6ppm으로 과거보다 나빠졌다. 녹조(綠藻)발생을 불러오는 오염물질인 총인(TP)의 농도는 2001년 0.272ppm까지 악화됐고 총질소(TN)도 2000년 이후 계속 나빠지고 있다. 담수호에 저장했다가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선 COD 8ppm 이하, 총인 0.1ppm 이하의 4급수 수질을 유지해야 한다.
현재 동진강 하류의 수질은 3급수 정도 지만, 담수호에 고여 있다고 가정하면 5급수도 안된다고 환경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에 대해 전주환경관리청 관계자는 "수질 오염이 악화된 원인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제시의 만경강 하류 수질은 2002년 BOD 5.6ppm으로 과거보다 나아졌으나 여전히 3~4급수를 오르내리고 있다. 또 COD는 10ppm, 총인은 0.484ppm으로 측정됐다.
농업용수로 사용하려면 상당한 수질개선이 필요한 셈이다. 환경부 수질정책과 관계자는 "오염총량규제는 2005~2007년에야 도입될 예정인데다 수질개선 대책이 효과를 나타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5년까지 23개의 하수처리장을 건설하는 등의 새만금 수질보전대책을 2001년 확정했으나 업체 선정 등의 작업이 약간씩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벨트 해제 논란=전주시는 지난해 말 중앙도시계획위의 승인을 얻어 전주.완주.김제 등 전주권 그린벨트 2백16㎢의 해제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해 해제해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전주시의회 의원과 시민들은 "환경부가 전주권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하는 것은 현실성과 형평성을 상실한 부처 이기주의"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그러나 환경부 관계자는 "총량규제를 위한 기초조사가 안된 상태에서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할 수 없다. 전북도에서도 오염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근거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새만금 사업 일자
▶1986~87년=사업 타당성과 기본조사 실시
▶91년 11월=새만금 간척사업 착공
▶96년 7월=시화호 오염 문제로 새만금 사업 논쟁 시작
▶98년 12월=제1호 방조제 공사 준공
▶99년 5월=국무총리실 새만금사업 환경영향 민.관 공동조사단 발족, 공사 중단
▶2001년 5월=정부, 새만금 사업 재개 결정. 동진강유역 먼저 개발하는 순차적 개발계획 발표
▶2001년 8월=정부, 새만금 수질개선 대책 확정
▶2001년 9월=정부, 쌀 과잉을 이유로 식량증산정책 포기 선언. 새만금 논쟁 재연
▶2003년 2월=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새만금 신구상기획단 설치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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