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을 공식 방문 중인 한명숙 국무총리는 23일 밤(한국시간 24일 새벽) 알마티 시내 하얏트 호텔에서 고려인 70여명과 가진 만찬 간담회에서 "내년 고려인 이주 70주년을 맞아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가교로서 소중한 역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 총리로서는 처음 이 곳을 찾은 한 총리는 "양국은 자원 협력 중심에서 첨단과학·석유화학·정보통신(IT)·교육·문화 등 비(非) 자원 분야로까지 협력을 강화키로 했으며, 이를 통해 가까운 이웃나라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내년도 취업방문제 시행 방침 등을 소개하면서 "정부도 고려인들이 한민족으로서의 문화적, 역사적 정체성을 지키는 동시에 카자흐스탄 국민으로서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과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 총리는 '카자흐스탄의 윤이상'이라 불리는 망명음악가 정 추(83) 박사, 지난해 톨스토이 문학상을 받은 작가 아나톨리 김(67), 문인 알렉산드르 강(46), 카자흐스탄 최대 국립극장인 국립 오페라·발레 아바이 극장 부극장장인 발렌틴 박(58), 국민배우 칭호를 받은 무용가 림마 김(60) 등 5명의 고려인 문화·예술계 인사를 접견했다. 북한에 흩어져 있던 우리 민요와 중앙아시아의 고려인 민요를 직접 채록했던 정 추 박사는 "한국이 없으면 고려인도 없다"며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은) 언제나 조국과 함께 있다"면서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전했다. 한 총리는 "문화는 나라와 나라, 사람과 사람을 잇는 가장 높은 단계의 수단으로, 여러분들은 큰 건물을 짓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고려인 후배 양성에도에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한 총리는 또 이날 국내건설업체인 우림건설이 시공 중인 알마티 우림애플타운 공사현장을 방문 "국내 해외 주택개발사업 중 가장 큰 규모의 공사라는 자긍심과 함께 카자흐스탄 및 인근 중앙아시아 국가 주택사업진출의 교두보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전날(한국시각 22일 오후 9시)에는 김칠두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과 카리앗 케림베토프 카자흐스탄 산업발전청 의장이 한 총리와 다냘 아흐메토프 총리가 배석한 가운데 양국 간의 산업발전, 산업단지 개발 관리, 투자협력 등을 내용으로 한 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한 총리는 24일 오후 우즈베키스탄으로 이동해 동포.교민.기업인 간담회를 갖고 구한말 항일의병장으로 활약했던 왕산 허 위(旺山 許 蔿.1854~1908) 선생의 장손녀인 허로자(80) 할머니 등을 만나는 등 재외동포 챙기기 행보를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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