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그룹 계열사에 다니는 김모씨(45)는 요즘 출퇴근길 발걸음이 가볍다. 다른 동료들과는 달리 창업에 성공해 ‘사오정(45세가 정년)태풍’에서 한발 빗겨나 있어서다.
김씨는 6개월전 직장동료 4명과 함께 2억 7000만원의 ‘창업펀드’를 조성, 분식점을 열어 한달 수입이 쏠쏠하다. 퇴직동료가 운영을 맡고 있는 분식점의 한달 순수익은 2000만원선. 이익금은 4명이 투자비율에 따라 배분을 받고 있는데 김씨의 한달 배당액은 약 400만원선. 한달치 봉급에 맞먹는 부수입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김씨와 같이 요즘 직장인들 사이에선 ‘창업펀드’ 만들기가 대유행이다. 괜찮은 아이템을 골라 창업하려면 1억5000만~2억원 정도의 자금이 소요되는게 현실. 그러나 이 자금은 혼자서 마련하기는 버겁다. 마음이 통하는 직장동료나 대학선후배들이 분담해 마련하면 바로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인 S기업에 다니는 이모씨(47)도 직장 선후배들과 펀드를 조성, 창업에 성공한 사례다. 이씨는 총 3억원의 창업펀드를 만들어 PC방에 투자해 배당금을 짭짤하게 받고 있다. 퇴직한 직장동료가 “자금이 어중간 하면 경쟁력이 없으니 내가 1억5000만원을 낼테니 펀딩에 동참하라”고 권유, 세명이 5000만원씩을 내 PC방을 차렸다.
중견 해운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양모씨(37)의 경우는 대학선후배 4명이 의기투합 ‘창업펀드’를 만든 케이스다. 이들은 5000만원씩 출자, 총 2억원의 자금을 만들어 현재 구체적인 아이템을 찾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은 “ 독자적으로 창업하면 자금부담은 물론 위험성도 크나 펀드를 조성할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면서 “직접 투자하지 않아도 펀딩에 참여하면 자신도 부업을 갖고 있다는 안도감이 생겨 직장인들 사이에서 창업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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