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불법체류 외국인 잠적…단속효과 의문
  • 이양언기자
  • 등록 2004-03-08 00:00:00

기사수정
  • 성수동-가리봉동 ′썰렁′…중소업체 ′한숨′
정부가 불법체류 외국인들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에 돌입한 가운데 서울 성수동과 가리봉동 등 불법 체류자 밀집 지역은 이미 대부분의 불법체류자들이 단속망을 피해 빠져나가 썰렁했다.
속칭 `3D 업종′ 공장이 밀집한 성수동의 업체 사장들은 외국인 불법 체류자들이한꺼번에 빠져나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멈춰버린 기계를 바라보며 한숨만 내쉬었다.
H화학업체 사장은 지난 4일 "단속이 심한 데다 벌금 때문에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게 부담스럽다"며 "체류허용 기간이 연장돼도 기술을 익힐만하면 쫓기는 몸이 되는데 누가 이처럼 불안한 노동력을 고용하겠느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중소 제조업 공장들은 상당수가 기계를 멈추고 문을 닫았거나 부분 가동만 겨우하고 있는 상황이다.
동남아와 중동 음식품을 파는 W마트의 주인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두 떠나 저녁 때나 잠깐 문을 열고 있다"며 "지난주부터 매일 정부에서 단속을 나와 불법체류자를 찾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C섬유공장에서 일하는 한 조선족은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들은 몇달전부터 단속을 피해 의정부나 파주로 모두 빠져 나갔다"며 "외국인 친구들하고 통 연락이 되지 않아 걱정스럽다"며 이곳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전했다.
S섬유공장 이모 부장은 "워낙 경기가 좋지 않아 가동률이 떨어져 외국인 노동자가 빠져나갔어도 인력난을 느끼지 못할 판"이라며 "합법 체류자들도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조선족 타운′으로 불리는 가리봉동도 사정은 마찬가지.
합법적 신분의 중국동포들만 남았고 대부분 서울의 다른 곳이나 경기도 지역으로 빠져나가 예전같은 활기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곳에서 국제전화 가게를 운영하는 윤모(39.여)씨는 "우리 가게에도 매일 손님들이 오지만 전화거는 사람은 많지 않고 난롯가에 둘러앉아 서로 얘기를 나눈다"며"일감이 없으니 아침부터 저렇게 시간을 때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식품점 종업원으로 일하는 중국동포 임모(28.여)씨는 "이 부근에선 가장 큰 가게여서 지난해 연말에만해도 하루 40만~60만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요즘엔 10만원이겨우 넘는다"며 "단속이 시작되자 다들 지방으로 숨어버렸다"고 전했다.
한중사랑교회의 신도인 중국동포 김모(63)씨는 "지금 가리봉동에 남아 있는 사람 대부분은 합법적으로 외국인 등록증을 가진 사람들"이라며 "불법체류자는 지방을떠나거나 숨어있다"고 밝혔다.
그는 "합법이라도 일자리가 없고 돈도 제때 받기 힘들다"며 "이 나라에 온 지 3년이 넘었는데 생각해보면 일감도 있고 돈도 적당히 받을 수 있었던 예전이 좋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정부의 일제 단속이 시작된 뒤 불법체류자들은 밀린 임금을 받아볼 엄두도 못내고 `울며 겨자먹기′로 쫓겨나고 있지만, 돈이 없으니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없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는 형편이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신천지의 두 얼굴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 [뉴스21일간=김태인 ]자료사진 "청년"의 이름 뒤에 숨은 검은 그림자, 울산 청년 크루 페스티벌의 진실2025년 9월, 울산에서 열리는 '제3회 청년 크루 페스티벌'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는 청년 문화를 위한 축제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특정 사이비 종교 단체의 교묘한 포교 전략과 정치권과의 불편한 유착 가능...
  2. 울산시, 하절기 이야기(스토리) 야시장 성료 [뉴스21일간=김태인 ]  지난 7월 18일부터 지난 9월 13일까지 약 두 달간 이어진 하절기 ‘울산의 밤, 이야기(스토리) 야시장’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울산시가 주최하고 울산문화관광재단이 주관한 이번 야시장은 하루 평균 7,690명, 총 누적 14만 6,1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울산의 여름밤을 환하게 밝혔다.  이번 하절기 이야기(스...
  3. 울산 동구 산업역사 사진전‘불꽃’개최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한국산업단지공단 후원으로 마련한 울산 동구 산업역사 사진전 ‘불꽃’을 오는 9월 20일부터 10월 26일까지 문화공장 방어진에서 개최한다.      이번 사진전은 조선산업 역사를 개척해 온 노동자들의 땀과 열정, 치열한 삶과 고귀한 노동의 가치를 재조명하여, 산업역군으로 시대를 개척한 구민들...
  4. 울산 동구, 전국원전동맹 행정협의회 방사능 방재 대책 해외 시찰 참석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는 9월 25일부터 28일까지 일본 후쿠오카를 찾아, 원전 인근 지역 지자체로 구성된 ‘전국원전동맹 행정협의회(이하 전국원전동맹)’에서 마련한 방사능 방재 대책 해외 시찰에 참석했다.    전국원전동맹은 울산 동구와 중구, 남구, 북구를 비롯해 부산 해운대구, 금정구, 대전 유성구, 경남 양산시, 전북...
  5. HD현대건설기계 추석명절 맞이 후원물품 전달 [뉴스21일간=임정훈 ]HD현대건설기계(대표이사 최철곤)은  26일 추석 명절을 맞이하여 울산광역시동구장애인복지관(관장 이태동, 이하 동구장애인복지관)에 170만원 상당의 명절선물 세트를 전달했다.    명절선물세트(참기름과 볶음깨 세트)는 장애인 100세대에 추석명절의 정과 함께 전달된다.    HD현대건설기계 자재운영...
  6. 중구의회 ‘병영성 연구회’, 북문지 복원자료 수집 위한 선진지 견학 (뉴스21/노유림기자)=울산 중구의회(의장 박경흠)가 병영성 북문지의 복원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선진지 견학에 나섰다.    중구의회 의원연구단체인 ‘병영성 연구회’(대표의원 안영호)는 25일 충청남도 홍성과 공주를 찾아 홍주성과 공산성의 성곽 복원 정비 선진사례를 살펴보고 병영성 접목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이...
  7. 화정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추석 맞아 온누리상품권 전달 [뉴스21일간=임정훈 ]울산 동구 화정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하연재)는 추석 명절을 맞아 61세대의 복지대상 가정에 총 305만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전달했다. 이번 지원은 명절을 맞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이웃들이 따뜻한 명절을 보내도록 돕기 위해 마련됐으며, 전달된 상품권은 지역 전통시장에서 사용 가능해 지역경제 활성..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