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비타민 A의 대사물질인 레티노익산*에 의한 줄기세포의 분화과정을 규명해냈다.
레티노익산은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데 쓰이지만 작용기작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불완전한 분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검문점 역할을 하는 단백질 복합체를 규명’함에 따라 향후 줄기세포 분화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레티노익산(retinoic acid) : 음식 등에 있는 비타민A가 체내에서 대사되어 만들어지는 물질로 세포의 분화 조절이나 장기 발달에 관여하는 등 생리활성을 갖는다.
세종대 생명공학과 엄수종 교수와 이상왕 박사(제1저자)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연구결과는 셀 자매지 몰레큘라 셀(Molecular Cell)지 7월 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줄기세포는 특정기능을 가진 세포로 한번 분화되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어 분화신호에 대한 세포의 정교한 대응기작이 필요하다.
세포분화과정에서 유비퀴틴*이 DNA가 감겨있는 골격인 히스톤 단백질에 결합하면서 DNA를 느슨하게 풀어주어 해당 부위의 유전자 발현이 촉진되는 것은 알았지만 구체적인 기작은 알려지지 않았다.
* 유비퀴틴: 7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단백질. 다른 단백질에 결합해 표적단백질의 분해를 유도하거나 히스톤의 경우에는 해당 부위 염색질의 구조변화를 야기
연구팀은 줄기세포에서 히스톤 단백질(H2B)에 붙어있는 유비퀴틴을 떼어내는데 관여하는 두 가지 단백질(BAP1* 및 ASXL1**)이 레티노익산 수용체***와 복합체를 이루면서 완벽한 분화를 위한 검문점(checkpoint) 역할을 하는 것을 알아냈다.
* BAP1 : 히스톤 H2B의 탈유비퀴틴화 효소로 작용
** ASXL1 : BAP1을 레티노익산 수용체의 표적유전자가 위치한 염색질로 인도
*** 레티노익산 수용체 : 레티노익산과 결합하여 특정 유전자의 전사조절부위 DNA에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그 유전자의 전사를 활성화시키거나 억제하는 전사조절인자
줄기세포에서는 히스톤 단백질(H2B)에 붙은 유비퀴틴을 계속 떼어냄에 따라 염색질 구조가 단단하게 유지되면서 결과적으로 분화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 복합체가 줄기세포로 하여금 분화신호인 레티노익산이 들어와도 바로 다른 세포로 분화되지 않고 잠시 멈추도록 한다.
실제 레티노익산 노출초기에는 이들 복합체로 인해 히스톤에 대한 유비퀴틴 결합이 저해되면서 염색질 구조가 풀리지 않아 분화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된다. 즉, 분화신호에도 불구하고 분화를 잠시 지연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레티노익산 노출이 계속되면 이들 복합체가 만들어지지 않아 히스톤에 대한 유비퀴틴 결합이 증가하고 염색질 구조가 느슨해지면서 분화가 신속하게 진행된다.
엄 교수는“레티노익산에 의한 분화과정에서 ASXL1/BAP1이 분화 검문점으로 작용함을 알아낸 것으로, 향후 레티노익산에 의한 줄기세포의 분화와 후성유전학의 연관성에 대한 학문적 토대를 마련한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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