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초등학생 유괴·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사건 발생 82일 만에 경찰에 검거됐다.용의자인 대리기사 정모(39)씨는 이혜진(11)·우예슬(9)양의 집과 불과 130m 떨어진 곳에 사는 이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이날 정씨가 이양 등의 실종 당일에 빌린 렌터카 트렁크에서 혈흔을 채취, DNA 대조를 통해 이혜진(11)양과 우예슬(9)양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경찰은 14일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의 K렌터카회사에서 용의자 정씨가 실종 당일인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10시께 EF쏘나타승용차를 빌린 뒤 이튿날 오후 3시15분쯤 반납한 사실을 확인했다. 정씨는 이양 등의 집에서 불과 130m 떨어진 곳에 혼자 살았고, 승용차 트렁크에서 혈흔이 채취됐다.경찰은 곧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식을 의뢰했고 DNA 대조결과 혈흔은 이양과 우양의 것으로 판명됐다. 경찰은 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 충남 보령의 어머니집에서 16일 오후 9시25분께 검거했다. 정씨는 애초 14일 경찰의 행적조사에서 “이양 등의 실종 당일인 25일 집안에 있었다”고 거짓 진술했고 경찰도 집안에 대한 루미놀반응(혈흔반응)시험에서는 별다른 용의점을 확인할 수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숨진 이양과 함께 실종된 우양의 행방과 범행동기에 대해 추궁 중이다. 그러나 정씨는 토막 시신으로 발견된 이혜진(11)양에 대한 살해 등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이양과 우양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한 뒤 범행하고 렌터카를 빌려 이 양의 시신을 암매장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16일 밤 안양 초등학생 실종·피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는 소식에 경기도 안양 메트로 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온종일 지키던 이양의 부모는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참았던 울분을 한꺼번에 토해냈다. 이양과 함께 실종된 우양의 어머니 윤희란(35)씨는 주위 사람들을 붙잡고 “우리 예슬이는요? 예슬이는 살아있나요?”라고 물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윤씨는 “지금은 아무 생각도 안난다. 그저 우리 예슬이만 살아 있으면…”이라며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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