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4일 이건희 회장 집무실인 서울 이태원동 승지원과 부속건물, 삼성 구조본 전략기획실장인 이학수 부회장의 서울 도곡동 자택 등 8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그룹 전략기획실 김인주 사장의 서울 도곡동 자택과 남양주 소재 별장, 최광해 부사장의 도곡동 자택, 최모 부장의 경기 분당 파크뷰 자택, 김모 차장의 서울 대치동 자택, 그룹 회장실 2팀 담당 전모 상무의 도곡동 자택 등도 포함됐다.‘삼성 사건’과 관련해 그룹 최고위층부터 임원 이하 직원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대상자들을 상대로 주거지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 검찰 주변에서는 이번 수색을 특검팀이 검찰의 기초수사 자료 등을 토대로 상당량의 범죄 단서를 확보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했다.특검은 이날 오전 8시30분부터 2명의 파견검사와 특별수사관 수십명을 이 장소들로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하면서 메모지나 서신, 개인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 그룹 경영 관련 문건 등 범죄 정황과 관련지을 만한 자료들을 확보했다. 한편 이날 오전 세 번째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나온 김용철 변호사는 특검팀에 유명 미술관인 서미갤러리의 홍송원 대표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일가의 미술품 구매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담긴 메모를 제출했다.승지원은 어떤 곳?특검이 14일 전격 압수수색에 들어간 승지원은 삼성의 ‘성지’로 통한다. 선대 이병철 회장이 살았던 집을 1987년 이병철 회장 사후 이건희 회장이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개조한 승지원은 삼성의 핵심 의사결정, 주요 경영행위가 이루어진 곳이다. 이병철 선대회장과 이건희 회장이 국내외 주요 외부 손님을 맞은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승지원은 현재 이건희 삼성 회장의 집무실이자 삼성그룹의 영빈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이 회장의 한남동 자택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 회장의 집무실은 2개로 서울 중구 삼성전자 본관 28층에 하나가 있고, 또 하나가 승지원인데 이 회장은 삼성전자 본관의 회장실에는 일년 내내 거의 출근하지 않고 주로 승지원에서 업무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지원은 한남동 하얏트호텔 정문에서 도보로 7∼8분 거리에 있으며 대지 300평, 건평 100평에 본관과 부속건물 등 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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