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산업의학과 홍윤철 교수팀은 서울대와 이화여대, 단국대 연구진과 함께 대기오염과 뇌경색 사망률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91∼97년 서울에서 대기오염으로 인한 뇌경색으로 사망한 사람이 적게는 214명에서 많게는 42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그동안 대기오염에 의한 호흡기 또는 심장질환 사망률은 조사된 바 있지만, 대기오염이 뇌경색 사망률을 높인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홍 교수팀은 주장했다.
홍 교수는“대기오염이 뇌경색에 끼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분진과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오존 등 5가지 오염물질의 농도를 4등급으로 나눠 뇌경색 사망자의 사망날짜와 비교·분석했으며, 그 결과 오염도가 상위 25%인 날의 뇌경색 사망률이 하위 25%인 날에 견줘 3∼6% 높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염도가 높아진 다음날부터 사흘 뒤까지 뇌경색 사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대기오염으로 인한 뇌경색 사망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대기오염물질이 인체 안 혈액의 응고성을 높이고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며 “뇌경색 사망률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호흡기나 심장질환 사망률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대기오염이 심한 날에 노인이나 고혈압·고지혈증 환자 등은 오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신뢰구간은 ±95% 수준이며, 관련 논문은 미국 순환기학회에서 펴내는 학회지 <스트로크> 9월호에 실렸다.
이에 따라 전체 조사기간 중 사망한 8천여명의 뇌경색 환자 가운데 최소 2백14∼4백28명은 대기오염 때문인 것으로 추산됐다.
洪교수 등은 올해 초 대기 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면 뇌줄중 사망자가 4%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과 공동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덕주 기자> idz@krnews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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