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원주 동부의 강동희 감독이 결국 구속됐다.
강동희 감독은 유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4대 프로 스포츠에서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 수감된 첫 감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강동희 감독은 브로커 최아무개(구속)씨 등에게 4700만 원을 받고 주전 선수들을 제외시켜지는 방법으로 지난 2011년 2~3월 총 네 차례에 걸쳐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더군다나 강동희 감독이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인물이라 더욱 충격이 크다. 1990년 울산 모비스의 전신 기아자동차에 입단해 실업농구 무대에 데뷔한 강동희 감독은 탁월한 경기 운영·날카로운 패스·정확한 3점슛 등을 모두 갖춘 한국 최고의 포인트가드였다.
대학 시절부터 손발을 맞춰온 허재·김유택과 함께 '허동택 트리오'로 불린 강동희 감독은 기아자동차를 1989년부터 1993년까지 5년 연속 농구대잔치 우승으로 이끌며 실업농구의 화려한 전성기를 이끌었다.
프로농구 출범 원년인 1997년에도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통산 네 차례나 도움왕에 오르며 이상민·김승현으로 이어지는 한국 최고 포인트가드 계보의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통산 3738득점 938리바운드 2201도움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남기고 2004년 창원 LG에서 은퇴한 강동희 감독은 4년 간 코치 수업을 받은 뒤 부산 KT로 떠난 전창진 감독의 후임으로 2009년 동부 사령탑에 올랐다.
데뷔 첫 시즌부터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강동희 감독은 다음 해인 2010~2011시즌에도 정규리그 4위에 플레이오프에 올라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했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에서 44승 10패를 기록하며 프로농구 최초로 승률 8할을 넘겨 동부의 우승을 이끈 강동희 감독은 지도력의 꽃을 피우며 선수에 이어 감독으로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처럼 모두가 부러워하는 화려한 경력을 쌓아가던 강동희 감독은 승부조작에 휘말려 철창에 갇히고 말았다. 가뜩이나 경기력 저하·관중 감소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프로농구는 강동희 감독의 구속이라는 결정타를 맞고 말았다.
프로농구연맹(KBL)은 만약 강동희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영구제명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