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미산 개발저지를 위한 대책위원회′에서는 지난 12일 서울 시청앞에서 ′성미산 파괴 저지 긴급 기자회견′을 갖았다. 그 동안 4차례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면담을 요청하였지만 거부당한 상태였다. 이 날도 즉석에서 면담을 요청하려고 하였지만 시청 직원과의 몸싸움으로 한 사람도 들어가지 못하는 문전박대를 당했다. 아예 들어오지 못하도록 안에서는 문을 잠그고 셔터까지 내려 놓았다.
서울시 마포구 성산 1동에 있는 성미산(높이 65m.면적 3만8천평)은 마포구에서 온전하게 보전되어 있는 유일한 자연녹지 공간이며, 주민들의 정겨운 동네 뒷산이었다. 지난 해 6월 소유주인 한양학원은 산기슭 8천 5백평에 12 ∼ 15층 아파트 9 개동을 짓는 ′지구단위계획안′을 마포구청에 접수시켰다. 그러자 주민들은 ′성미산을 지키는 주민연대 모임′(성지연)을 결성, 지역내 유일한 자연녹지를 파괴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해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야산 정상에 배수지를 조성하기 위해 한양학원측으로부터 9천여평을 매입하면서 개발계획이 구체화되었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가 지난 1월 29일 성미산 정상부 6천여평의 나무 2천 4백여 그루를 기습벌목 이후 지역주민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42일째(3월 12일) 철야 철막농성을 진행하고 있으며 2월 20일에는 공사를 위해 들어온 포크레인에도 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는 서울시 수질평가위원회에서도 조차 성미산 배수는 문제가 있어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고, 서울 환경연합과 성미산 대책위의 ′검토기구 구성과′ ′성미산 배수지에 대한 환경친화적 대안 방안 제출 때까지 공사중지 요구′를 무시하고 지난 달 6일 성미산 농성현장을 찾아와 성미산 배수지 공사를 강행한다는 것을 통보하여 마찰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달 6일 "지역 주민 및 환경단체와 충분한 협의가 되지 않으면 공사를 하지 않겠다"고 서울시 최재범 행정부시장은 밝혔다. 행정의 기본이 시민들의 의사반영이 중요하다는 것을 서울시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의 공사 강행은 시대 흐름을 역행하는 행정이다.
한쪽에서는 친환경적 서울시로 바꾸기 위해서 청계천 복원 공사를 하고, 다른 한편으로 서울시에 얼마 남지 않은 자연 녹지를 파괴하는 서울시의 이중적인 모습은 바뀌어야 할 것이다. 또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막가파식 행정′은 개발독재 시대에나 존재했던 것인만큼 서울시는 ′막가파식 행정′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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