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와의 갈등으로 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학부모들의 자녀 등교거부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학교 학부모들은 지난 9일 “이 학교의 전교조 소속 교사 2명과 문제가 된 기간제 교사 진 모(29.여)씨가 학교를 떠나지 않는 한 자녀를 학교에 보낼 수 없다”며 등교 거부를 계속했다.
이 학교 서승목(57) 교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직후 등교 거부를 결의했던 학부모 31명은 7일 오전 학교에 와 수업 중이던 자녀들을 모두 집으로 데려간 데 이어 지난 9일은 아예 자녀들을 등교시키지 않았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열린 교장의 영결식에는 모두 참석했다.
학부모 대표들은 이날 오전 이 학교 홍승만 교감과 면담을 갖고“지금은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학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학교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그만두게 하거나 다른 학교로 전보시키고 다른 교사로 대체하라”고 요구했다.
김정도(42) 학부모대책위원장은 “교사로서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학교에 계속 남아 있는 한 자식을 학교에 보낼 수 없다”며 “학부모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시위 등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이번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인 데도 교육청이나 학교 모두 이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교육청과 학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조교 교사 2명을 포함한 이 학교 교사들은 교무회의를 열어 학생들의 집을 방문, 학부모들을 설득키로 결정했으나 학부모 대표들이 “전교조 교사가 집에 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항의하는 바람에 무산됐다.
이에 따라 전교조 교사를 제외한 나머지 교사들은 당초의‘학부모 설득’ 방침을 바꿔 학년별 반장 집에 학생들을 모아 놓고 수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사태에 예산교육청 관계자는 “일단 학생들을 정상 등교시키기 위해 학부모들에 대한 설득작업을 계속하겠지만 여의치 않으면 해당 교사들을 당분간 수업에서 제외해 복식수업을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충남도 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교사 스스로 다른 학교로 가기를 원하거나 이들에 대한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수는 있으나 현재로서는 ′교권보호′ 차원에서 이들의 전보를 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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