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뒤 가방에 넣어 저수지에 유기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엄마가 계획적으로 아들을 살해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그러나, 공범은 없는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3일 현장검증 전 브리핑을 통해 "엄마인 최모(37) 씨가 범행 1주일 전부터 계획을 세웠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아들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단독 범행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씨는 가정불화로 가출한 뒤 지난달 25일 오후 4시쯤 아들(3)과 함께 창원시 진해구 진해루공원에서 산책을 하다 "아빠한테 가자"며 보채자 인근 화장실에서 1차 폭행을 한 뒤 다시 숲으로 데려가 살해했다.
자수할 당시 최 씨는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진술했지만, 시신을 담기 위해 가방을 준비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살해 의도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최 씨는 아들이 자꾸 울며 보채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자 함께 죽으려고 했고, 아들의 증세가 심해지자 1주일 전부터 아들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고 진술했다.
살해방법에 대해서는 흉기는 사용하지 않고, 발과 손으로 마구 때렸는데, 발로 다리를 걷어차서 바닥에 넘어지면서 뇌출혈을 일으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어, 최 씨는 시신을 가방에 담은 뒤 지인에게 전화해 불러낸 뒤 지인의 차량으로 창원 주남저수지로 갔으며, 지인들에게 "옷과 재활용품 버리고 오겠다"고 말한 뒤, 시신을 저수지에 버렸다.
이 과정에서 가방의 부피가 작자, 아이의 외투 등 겉옷을 벗긴 뒤 벽돌을 함께 넣어 주남저수지에 버렸고, 남은 옷가지들은 다시 진해로 돌아와 한 마트 인근 의류수거함에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공범여부에 대해서는 "공범에 대해 수사했지만,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최 씨를 태워준 지인들은 가방에 대해 최 씨에게 묻자, 최 씨가 "남편이 사준 옷들이다"라고 말했고, 지인들은 이 말을 믿고 의심하지 않았으며, 당시 비가 와서 최씨가 가방을 버릴 20여분 동안 지인들은 차에서 대기했다고 설명했다.
최 씨가 평소 상습적으로 아들을 학대한 사실도 드러났다. 최 씨는 아들이 이유없이 많이 울고, 대소변을 못가리고 음식을 급히 먹으면 토하고 해서 정이 떨어져 자주 아들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특히, 같이 지내던 언니 정 모씨 집에 더부살이를 하면서 더욱 심해져 상습 구타를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창원서부서 강호양 수사과장은 "가정 불화로 집을 나온 뒤, 아들이 말을 안 듣자 상습적으로 아들을 때렸고, 급기야 일주일 정도는 아들을 죽이겠다는 마음이 심해져 결국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 씨가 고의로 아이를 살해했다고 보고 폭행치사가 아닌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도 이를 받아들여 지난 2일 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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