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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1)의 세 번째 도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7일 발사대로 옮겨져 우주를 향해 우뚝 선 나로호는 기상이나 문제점 발견 등 돌발 변수만 없다면 29일 오후 4시와 6시55분 사이에 지축을 흔들며 하늘로 솟아오를 예정이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이번 3차 발사는 공동 개발 파트너인 러시아측과의 계약 조건상 마지막 기회여서 성공에 대한 염원이 더욱 간절할 수밖에 없다.
28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나로호 1단(하단)부 제작을 맡고 있는 러시아 흐루니체프사는 최대 세 차례만 로켓을 우리나라(항우연)에 공급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이 때문에 한국과 러시아 연구진은 마지막 비행의 실패 확률을 낮추기 위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전문가들이 1·2차 보다 3차 발사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우선 1차 때 제대로 분리되지 않아 실패의 원인이 된 페어링(위성덮개)을 개선하는 작업은 지난 2010년 2차 발사를 앞두고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10차례의 실제 분리 시험과 400회에 걸친 단위 부품 및 시스템 시험을 거쳤다.
2차 발사 실패 이후에는 페어링 분리에 사용되는 기폭장치를 보다 안전한 저전압 방식으로 바꾸는 추가 조치까지 이뤄졌다. 올해 3·5·8월에 진행된 저전압 페어링 분리시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차 실패 원인 조사에서 고체 연료 폭발 원인으로 추정된 비행종단시스템(FTS·Fight Termination System)은 아예 없애 버렸다. FTS는 비행 궤적이 바뀌는 만일의 상황에서 민가 피해 등을 막기 위한 자폭 장치이지만, FTS를 제거해도 사실상 안전에 문제가 거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개발진은 2단(상단)부의 모든 고전압 장치도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모두 없앴다.
지난달 26일 첫번째 3차 발사 시도에서 발사를 불과 4∼5시간 앞두고 나로호의 발목을 잡았던 발사체(로켓)-발사대 연결부위 부품, 이른바 '어댑터 블록'도 새 것으로 교체됐다.
연구진은 지난 17일 도착한 새 어댑터 블록에 대해 지난 25일까지 실제 상황처럼 6시간동안 220기압으로 기체를 주입하는 등의 기체 밀봉 시험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정주 항우연 발사체추진기관실장은 "17일부터 23일까지 여러 차례 발사 상황과 똑같은 압력(220기압)을 넣고 견디는지 테스트했다"며 "같은 기간 어댑터 블록 뿐 아니라 나로호 전체에 대한 전기적 시험도 했는데, 현재까지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술적 개선으로 성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고 하더라도 3차 발사의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나로호는 매우 복잡한 기계인 데다 극한 상황을 견뎌야 한다. 부품 수는 20만개로 일반 자동차의 약 10배에 이르고, 발사 54초만에 음속을 돌파할만큼 빠른 속도로 대기권을 가르고 비상한다. 발사 과정의 모든 변수를 완벽하게 예상하고 대비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지금의 우주개발 선진국들도 초기 로켓 개발 과정에서 우리와 마찬가지로 수 많은 실패를 거듭했다.
항공우주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우주대국' 미국과 러시아조차 로켓 발사에 처음 나선 1950년대에는 발사 실패율이 각각 66.1%, 39.1%에 이르렀다. 뒤이어 우주 경쟁에 뛰어든 유럽 역시 1960년대에는 10번에 4번 꼴로 실패했고, 같은 시기에 일본은 단 한 차례도 성공하지 못해 실패율이 무려 100%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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