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18일 서울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들어가기 전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고 소회를 피력,눈길을 끌었다.
박 전 실장의 소회 발언은 조지훈의 시 ‘낙화(落花)’의 첫째연으로,박 전 실장이 말하는 ‘꽃’의 의미가 한때 ‘소(小)통령’이라는 별칭을 들으며 국정전반을 주물렀던 자신의 처지를,바람은 김대중 전 대통령 또는 최근의 정치상황을 비유한다는 것이다.
또는 꽃의 의미가 좌초위기에 처한 햇볕정책 또는 자신이고 바람은 노무현 정권이나 특검을 지칭한다는 해석도 있다.
박 전 실장은 실질심사 최후진술을 통해 “정상회담이 없었으면 지금도 한반도는 전쟁위협에 시달리고 있었을 것”이라며 “외국기업들의 투자 유치로 IMF위기를 극복한 것도,성공적인 월드컵도,부산 아시안게임의 북측 참석도 모두 정상회담의성과”라고 정상회담의 당위성과 역사적 의미를 강조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박 전 실장이 말하는 꽃의 의미가 무엇이든 간에 한때 남북관계 정상화에 혼신을 다했던 분이 그와 관련된 일로 사법처리 대상이 된 착잡한 심경을 밝힌 것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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