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7시35분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 승강장에는 출근을 서두르는 발걸음이 평소보다 많았다.
지하철로 출퇴근하려는 인파가 몰린 까닭. 승강장을 빽빽하게 채운 직장인들이 지하철 안으로 몸을 밀어 넣으면서 승강장 전체가 술렁였다. 기관사는 "곧이어 다음 차량이 도착할 예정이니 다음 차를 이용해 달라"는 안내방송을 반복했다.
지상을 통과하는 지하철역은 강한 바람으로 곤욕을 치렀다. 직장인 박모씨(24)는 "집 앞에 있던 (지상) 3호선 지하철역이 날아갈 것 같았다"며 "바람이 강하게 불어 스크린도어가 깨지는 줄 알았다"고 밝혔다.
버스정류장은 사람이 경기도 일산에서 광역버스로 출퇴근하는 김모씨(26)는 "아침 버스정류장이 한산해서 놀랐다"며 "오늘은 평소 출근하는 시간에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 수가 절반 정도로 적었다"고 말했다.
빗발은 굵지 않았다. 가랑비가 한두 방울씩 가늘게 땅으로 떨어졌다. 우산을 든 손에는 다소 힘이 들어갔다. 바람이 순간적으로 강하게 불 때마다 우산이 공중으로 솟구치려 했다. 방심하는 사이 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면서 우산을 공격했다. 앞서 가던 한 30대 여성이 손에 들었던 보라색 우산이 뒤집히기도 했다.
태풍 볼라벤은 오후 2시쯤 서울 서부를 강타하고 인천 쪽으로 빠져나갈 예정이다. 출근길보다 퇴근길이 더욱 험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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