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2시쯤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11번 출구 앞. 하루 평균 유동(流動) 인구가 약 20만명에 이르는 번화가를 걷는 행인들은 찜통더위에 지친 듯 찡그린 얼굴이었다.
이날 기상청이 발표한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섭씨 35.8도. 8월 기온으로는 1949년 이래 63년 만에 가장 뜨거웠던 지난 5일(36.7도)보다 섭씨 0.9도 떨어졌다. 그러나 사람들이 실제 느끼는 체감(體感)기온은 이보다 훨씬 높았다.
시중에서 구입한 2만~3만5000원짜리 온도계를 들고 6일 오후 2시쯤 서울 강남구(2호선 강남역), 중구(광화문 광장), 서대문구(2호선 신촌역) 등 사람들이 붐비는 거리로 나가 직접 길거리 기온을 측정했다. 실측된 기온은 기상청 발표보다 최대 4도 가까이 더 높은 섭씨 40도를 들락날락했다.
강남역 인근 차도에선 온도계 수치가 39.4도까지 치솟았고, 광화문 광장 차도는 39.2도, 2호선 신촌역 일대 차도 역시 39도로 측정됐다. 6일 낮 서울 도심은 온대(溫帶)가 아닌 열대(熱帶)에 속했던 셈이다.
이 세 곳의 차도에서 약 15~50m 떨어진 인도와 골목길에서 잰 기온도 37.2~38.3도에 달해, 기상청 발표보다 1.5~2.6도 더 높았다. 기록적인 8월 더위(36.7도)를 기록한 지난 5일의 길거리 기온은 섭씨 40도를 훌쩍 넘었을 수 있다.
폭염은 이번 주말쯤 수그러들 전망이다. 토요일인 오는 11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방에 비가 내리면서 지난 5일에 비해 낮 기온이 최대 섭씨 5도까지 떨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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