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경기도 포천의 낮 최고기온이 올여름 들어 가장 높은 섭씨 38.3도까지 치솟는 등 전국이 극심한 찜통더위에 시달렸다. 강원도 영동지방과 일부 해안지방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방의 수은주가 섭씨 35~38도 안팎까지 올라가면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방에 '폭염(暴炎) 경보'(낮 최고기온이 섭씨 35도 이상 되는 날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지는 기상특보)가 발령됐다.
특히 전국 92개 기상 관측지점 가운데 23개 지점(25%)의 1일 낮 최고기온이 역대 8월 중 최고기온 기록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네 곳 중 한 곳에서 사상 최악의 '8월 더위'가 나타난 것이다. 전북 전주가 이날 37.4도를 기록해 종전 최고기록(1924년 8월 14일, 37.3도)을 88년 만에 뛰어넘은 것을 비롯해 경기 수원(36.9도), 충남 보령(36.3도), 전북 군산(35.9도), 경기 동두천(35.8도) 등 전국 23개 지점에서 종전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열대지방의 고온다습한 수증기가 우리나라로 계속 유입되는 데다, 태백산맥을 넘은 동풍이 '푄 현상'에 따라 뜨거운 바람으로 변하면서 1일 낮 더위가 올 들어 절정에 달했다"면서 "2일 낮 더위도 1일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돼 노약자들은 되도록 외출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올여름 더위는 8월 상순(1~10일)에 최고조에 이른 뒤 8월 중순까지 이어지다 8월 하순이 돼야 한풀 꺾일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통상 우리나라 여름은 8월 상순이 가장 덥고, 8월 중순과 7월 하순 기온이 비슷한 수준을 보이는데, 올여름도 이 같은 패턴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열흘간 전국을 달군 무더위가 적어도 8월 중순까지는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1일 낮 기온이 35.3도까지 올라가면서 2008년 8월 8일의 35.4도 이후 4년만에 가장 높았다. 폭염 특보제가 실시된 2008년 이후 처음 폭염 경보가 발령됐고, 지난 28일 처음 시작된 열대야(熱帶夜·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섭씨 25도 이상인 날) 현상도 닷새째 이어졌다.
한편, 제주도와 남해안 지방은 2~3일 제10호 태풍 담레이의 영향권에 들면서 강한 바람과 함께 일부 지역에는 150㎜ 이상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태풍 담레이는 1일 오후 3시 현재 일본 가고시마 남쪽 약 120㎞ 해상에서 초속 31m의 강풍을 몰고 북서진해, 2일 오전 9시쯤에는 제주도 서귀포 남서쪽 110㎞ 해상에 진출한 뒤 중국 칭다오 방향 내륙지방으로 상륙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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