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신한은행 횡령·배임 사건 수사 때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았던 비자금 3억원과 관련해 “이상득(77·구속) 전 새누리당 의원 쪽에 전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신한은행 관계자들의 새로운 증언이 나왔다.
검찰은 당시 관련자 진술 등을 통해 이백순(60) 전 신한은행장이 라응찬(74)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지시로 3억원을 조성한 경위와 이 돈을 서울 남산자유센터에서 제3자에게 전달한 혐의를 파악했지만, 돈을 받은 게 누구인지는 규명하지 못했다. 2008년 2월 이 전 행장이 3억원을 전달한 현장에 함께 있었던 신한은행의 ㄱ씨와 ㄴ씨는 15일 <한겨레>와 만나 “검찰 수사 당시 은행 관계자가 3억원과 관련된 진술을 번복해 달라고 (우리를) 회유하는 과정에서 ‘이상득 전 의원 쪽에 돈이 전달됐으니 수습해야 한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ㄴ씨는 2010년 검찰 조사에서 3억원의 전달 과정과 은행 관계자의 회유 내용은 밝혔지만, 이 전 의원과 관련한 진술은 하지 않았다. ㄱ씨는 “돈을 전달한 때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직전이어서, 당선 축하금으로 전달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ㄴ씨가 자신을 회유한 당사자로 지목한 신한은행의 한 피비(PB)센터장 이아무개씨는 이와 관련해 “(3억원을) 정권 실세한테 줬다는 얘기들이 은행 내부에서 돌았고 그게 ‘에스디’(SD·이상득 전 의원)라는 말을 듣긴 했다”며 “라 전 회장과 이 전 의원은 예전부터 친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행장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3억원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향후 재판에서 밝히겠다”고 밝혔다. 라 전 회장도 “(3억원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그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사건은 현재 재판이 진행중이다.
- TA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