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이은 비무장지대 군대 재배치, 군사행동 선언 등 북한의 대남 도발은 文정부의 대북정책에 종말을 고했다. 통일부 장관의 사퇴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것이, 북한의 말폭탄과 도발속에서 드러나지 않은 북한의 핵협상 거부선언이다.
지난 2년간 김정은은 비핵화라는 타이틀을 걸고 우리나라와 미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이 비록 가짜였을지라도 우리나라는 말할 것도 없고 미국 대통령 그리고 국제사회까지 비핵화라는 프레임 속으로 끌어들였다. 대화도 했고, 약속도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원하는 바를 얻지 못해서였는지, 아니면 이미 가짜 비핵화 프레임으로 얻을 것은 다 얻어서인지 불분명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번 대남도발을 빌미로 김정은은 스스로를 가두고 있던 비핵화라는 굴레를 벗어버렸다는 것이다. 비핵화 굴레를 걷어낸 김정은에게는 핵무장을 완성한 북한이 있다.
이제는 아무리 가짜 비핵화라도 김정은과 북한이 비핵화라는 틀로 다시 돌아오기에는 지난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지난 수십년간 되풀이된 북한과의 줄다리기가 핵무장한 북한과의 힘겨루기로 회귀된 셈이다.
이제 우리는 비핵화라는 굴레를 벗어던진 그리고 핵무장을 완성한 북한을 마주해야 한다. 전과 같은 대북정책으로는 안된다.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할 실질적 군사적 대비가 필요하다. 한국형 3축체계 구축의 가속화, 미국 확장억제의 실행력 강화가 당면한 과제다. 전면 재검토 해야 할 대북정책의 중심에 이런 인식이 분명히 담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