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대법 “‘표지갈이’는 저작권법 위반”..대학교수들에 첫 유죄 확정 판결
  • 주정비
  • 등록 2017-10-31 10:35:06

기사수정
  • "저작자 동의 있었더라도 위법"…벌금형 선고 원심 확정



실제로 집필을 하지도 않고 남의 책을 표지만 바꿔 자신의 저서인 것처럼 출간한 이른바 '표지갈이'는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학계와 출판업계에 폭넓게 자리잡고 있는 ‘표지갈이’ 행태가 근절될지 주목된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저작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K대 교수 곽모씨 등 3명에 관한 상고심에서 벌금 1500만원씩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곽씨 등은 2010년 9월 초판 발행된 '전기회로기초'란 서적의 저작자로부터 승낙을 받은 출판사 영업직원 A씨 등과 공모해 2012년 3월 자신들을 공저자로 추가한 해당 서적의 초판 1쇄를, 2013년 3월 해당 서적의 2쇄를 발행하는 등 저작권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해당 서적의 초판 또는 초판 1쇄를 마치 자신들의 저서인 것처럼 업적보고서에 연구업적으로 기재해 교원업적평가자료로 제출하는 등 업무방해 혐의도 적용됐다.

 

1심은 "저작권법상 '공표'는 저작물을 최초로 공중에 공개하거나 발행한 경우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저작권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고, 업무방해 혐의만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0만원씩을 선고했다. 이에 대해 "곽씨 등이 A씨 등과 공모해 2012년 3월과 2013년 3월 발행한 서적은 2010년 이미 발행됐던 서적의 일부 오탈자만 수정해 다시 발행한 것으로, 그 내용은 모두 같으므로 실질적으로 같은 서적"이라며 "따라서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공표'에 해당하지 않고, 달리 공표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심은 저작권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해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저작권법상 '공표'의 개념에는 최초의 발행뿐만 아니라 그 후의 발행도 포함되는 것인바 원심은 위와 같은 '공표'의 개념을 잘못 이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는 검사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실제 저작자의 동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저작권법 규정에 따른 범죄는 성립하고, 저작자를 허위로 표시하는 대상이 되는 저작물이 이전에 공표된 적이 있더라도 범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며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배우 조진웅, 소년범 출신 의혹에 “사실관계 확인 중” 배우 조진웅이 고교 시절 소년범 출신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보도에 따르면, 고등학교 재학 당시 정차된 차량 절도 및 성폭행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된 이력이 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그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기사 내용을 확인 중이며, 사실관계가 정리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
  2. 해남군, ‘서울–제주 고속철도’ 논의 주도…보성~목포 철도 개통 이어 교통 허브 전략 전남 해남군이 보성∼목포 철도가 올해 9월 개통된 데 이어, 서울과 제주를 잇는 고속철도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해남군은 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해남과 완도를 거쳐 제주까지 연결되는 ‘서울–제주 고속철도 구축 가능성 및 발전 전략’ 토론회를 오는 17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공동주최로는 해남 출신 및 완도 출신 지역구 의.
  3. 쿠팡,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박대준 대표 “피해자 보상 적극 검토” 쿠팡은 3370만 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피해자 보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3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피해자에 대해서는 보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보상 대상·방식·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피해 규모와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즉답을 ...
  4. 경찰, 캄보디아·태국 기반 스캠 조직원 28명 검거…‘글로벌 공조’ 첫 성과 서울경찰청은 4일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2개 스캠 범죄조직의 총책 포함 조직원 28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우리 경찰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조 작전 Breaking Chains의 첫 가시적 성과다. 인터폴, UNODC 등 국제기구와 태국·캄보디아 등을 포함한 16개국이 참여하는 이 플랫폼을 통해, 동남아 거점을 둔 초국가 범죄 조직을 겨냥한 ..
  5. 포천시, 2025년 하반기 포천사랑상품권 부정유통 단속 실시 포천시는 오는 12월 8일부터 12일까지 포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부정유통 단속’을 실시한다.      이번 점검은 지역화폐의 건전한 유통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추진한다.    주요 점검 사항은 △실제 판매나 서비스 제공 없이 상품권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처리한 경우 △실제...
  6. 이스라엘, 가자지구 재건 비용 부담 검토… 미국 요구에 원칙적 동의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에 따라 가자지구 재건 비용을 부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현지 시각 12일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년 가까이 이어진 군사작전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발생한 광범위한 파괴에 대해 이스라엘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특히 공습과 지상 장비로 인한 건물 ..
  7. 민주콩고 동부 무력충돌 격화… 민간인 400명 이상 사망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정부군과 투치족 반군 M23 간의 충돌이 심화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현지시간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남키부주 정부 대변인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주도 부카부와 우비라 인근 지역에서 413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청년층이 다수 포함돼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