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이 총사임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늘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19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전날 건강상의 이유로 19일 재판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친필 사유서를 서울구치소에 제출했다. 서울구치소는 이 불출석 사유서를 팩스로 전날 오후 늦게 서울중앙지법에 보냈다고 교정 당국이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가 “피고인들은 법정에 들어와 피고인석에 앉으라”고 하자 최순실씨(61)만 들어왔다.
지난 16일 박 전 대통령이 추가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해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할 것이라는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고 결론내렸다”며 ‘재판 불복’ 의사를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법원에 사임계를 제출한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7명도 모두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서울구치소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오후 법원에 팩스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자필로 작성한 불출석 사유서를 통해 ‘건강상 이유로 재판에 나가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의 종전 변호인들이 사임을 철회하거나 새로운 변호인들이 선임될 것을 기대하고 오늘 공판기일을 지정했으나 현재까지도 기존 변호인들이 사임의사를 철회하지 않았다. 새로운 변호인 선임계도 제출되지 않았고 박근혜 피고인도 출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국선변호인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근혜 피고인에 대한 공판 진행을 위해 국선변호인 선정을 늦출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직권으로 국선변호인 선정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 공판은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을 경우 진행될 수 없는 ‘필요적 변호사건’에 해당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공판은 상당 기간 뒤에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국선변호인이 수사기록과 공판기록을 복사하고 사건 내용을 검토하는 데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선변호인이 공판 준비를 마치는 상황이 되면 박근혜 피고인에 대한 새 공판기일을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사건기록만 10만쪽이 넘는 만큼 길게는 수개월 뒤에야 박 전 대통령의 공판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판부는 앞서 기존 변호인들의 사임 재고를 요청하면서 “변호인이 사임할 경우 상당기간 박근혜 피고인 사건의 심리가 지연될 것이 명백하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