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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웃는 일이 참으로 많아졌다. 이 사람을 만나도 반갑고 저 사람을 만나도 반갑다. 산에 가도 즐겁고 하루 종일 집안에만 있어도 즐겁다. 아내의 귀가가 조금 늦어도 좋고, 애들이 집에서 뒹굴뒹굴하고 있어도 좋다. 무언가 특별히 좋은 일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이래도 웃고 저래도 웃고 하다 보니 매사가 즐거워진 것뿐이다. 사람 마음은 참으로 이상하다. 내가 웃기로 마음먹으면 그렇게 된다는 사실이다. 반대로 짜증과 불평을 내겠다고 하면 또 그렇게 된다. 결국 내 마음의 주인은 나인데도 대부분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얼마나 자주 망각하는지 모른다. 물론 나라고 해서 왜 슬픈 일이 없겠으며 또 상처가 없겠는가. 그러나 웃음이라는 용광로는 그런 일상의 고민들을 일소에 태워버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웃음의 가치를 그 누구보다 높이 치고 있다.
종종 웃음강의를 나갈 때마다 나는 이런 주문을 하곤 한다. 때론 억지로라도 웃으라고. 처음에는 낯설어하는 사람도 한두번 따라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웃음보가 터지게 돼 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은 식상한 말이 되었지만 그 위력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리고 실제로 또 그렇다. 나는 웃음으로 숱한 실패와 고난을 극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다. 그들이 한결같게 하는 말은, 아무리 힘들어도 일단 웃겠다고 생각하니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또 자신감까지 덩달아 생기더라는 것이다. 맞다. 웃음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신비영역이다. 그리고 웃음엔 통증을 완하해주는 치료 성분까지도 있다하니 웃기만 잘해도 병이 물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트레스가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도 웃음이다. 아무리 스트레스가 밀려와도 통쾌한 웃음 한 방이면 거뜬히 물리칠 수 있다. 이제 이러한 웃음의 효과는 과학과 의학 세계에서 끊임없이 밝혀오고 있는 중이다. 아직 100%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웃음하나로 치유할 수 있는 질병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웃는 것만으로도 치료효과가 있다는데 굳이 얼굴을 찌푸리며 살아야 할 이유가 어딨단 말인가.
물론 요즘 실물경기가 좋지 않다며 그늘진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도 보는 시각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경기가 좋지 않지만 아직도 여전히 일할 수 있는 여력이 있고 또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것만 생각해도 웃고 감사할 충분 조건이 된다. 아니 좀 극단적으로 말해, 지금도 병원에서 하루라도 더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환자도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렇다고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사람들도 그처럼 살고 싶어 최선을 다하는데, 건강한 사람이 감사하지 못하고 산다는 것은 죄를 짓는 일이다.
혹시 요즘 삶이 답답하고 우울하다면 다음과 같은 웃음 처방전을 사용해 보기 바란다. 나름대로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 먼저 자신을 낮추며 웃을 때는 하하하(下下下), 좋은 감정을 가지고 웃을 땐 호호호(好好好), 기뻐하며 살짝 웃을 땐 희희희(喜喜喜), 마음을 비워야 할 때는 허허허(虛虛虛) 하고 웃으면 마음도 어느 정도 진정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참 이상한 습성을 가지고 있다. 돈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것은 하찮게 여긴다는 사실이다. 웃음 또한 그렇다. 하지만 언젠가는 그런 웃음도 돈 주고 사야할 품목이 될지도 모른다. 웃음의 가치가 의학적으로 밝혀지게 되면 약으로 만들어져 비싼 가격에 팔릴지 모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