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전국에서 단 한곳 창호박물관이 예산에 있다.
  • 문기헌01
  • 등록 2013-03-15 19:46:00

기사수정
  • 충남 in 충남 人
목장 조찬형 장인 60년 외길 인생
전통창호 통풍과 채광=‘소통’ 의미
고향사람들 시기와 질투로 일관
반면 뉴욕, 일본 등 해외에 명성 더 높아

"전통창호

▲ 전통창호 60년 외길을 걸어온 문화재수리 기능자 소목장인 조찬형(76) 장인이 자신의 작업장에서 춘양목을 대패로 깎고 있다.



 
창호(窓戶).
살아가면서 인간에게 생명의 통로가 되는 것이 바로 창과 문이다.
창호를 통해 들어오는 빛과 바람은 생명을 유지시키는 필수조건이다.
우리 전통창호는 서양 것과는 많이 다르다. 서양의 것이 차단과 견고함이라면, 전통창호는 ‘통풍과 채광’ 즉 소통을 의미한다.


전통창호의 맥을 잇는 창호박물관이 전국 통틀어 단 한 곳 존재한다.
충남도청이 자리 잡은 내포신도시 인근 예산군 덕산면에 위치한 ‘조찬형 창호박물관’

충남도 무형문화재 18호인 목음(木音) 조찬형(76) 장인의 혼이 담긴 곳이다.
“서양 것에 밀리다 보니 우리 전통창호의 설자리가 점점 없어지는 거예요. ‘이러다 맥까지 끊기겠다’는 생각에 후진양성을 위해 박물관 설립했죠.” 창호박물관은 착수 10년만인 지난해 완공돼 문을 열었다. 당진 땅 2000평, 덕산 둔지미땅 3000평, 덕산 1500평. 그가 가진 모든 땅을 팔아 비용을 충당했다.

박물관 규모는 3000평. 전수관, 일반인 체험관, 전시관 등 3개동으로 구성됐다. 전수관은 우리 전통창호의 맥을 잇는 공간이다. 체험관에서는 일반인들이 창틀을 만들거나 가구 등 집안물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전시관. 춘양목(금강소나무) 등 200여 종류의 목재와 문살, 전통가구, 대패 등 수백 가지의 도구가 전시돼 있다.

전통창호 60년 외길 인생은 조 명인의 열여섯 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삼촌이 수덕사에 스님으로 계셨다. 그곳을 자주 찾다 대웅전의 전통 문살을 보는 순간 ‘신내림’을 받을듯 전율이 느껴졌다.

그 뒤 전국을 돌며 창호 장인들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았다. 연꽃빗살, 국화꽃빗살, 목단꽃육살, 국화꽃팔각살, 원육살, 세 살…. 각고의 노력 끝에 300여가지 종류의 문살 제작방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전통창호는 수령이 200년정도 된 춘양목으로 만들죠. 거기에 장인의 혼을 불어넣어 비로소 제대로 된 작품이 탄생하는 거예요.” 조 장인의 이야기다. 춘양목은 동남풍에만 약 3년을 말려야 재목으로 쓸 수 있다. 여기에 꽃살 창 하나 만드는데 약 20일정도 걸린다. 그것도 못이나 접착제를 전혀 쓰지 않는다. 순전히 꿰맞춤에 의해 제작된다. 천분의 일미리미터만 틀어져도 아귀가 맞지 않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통 창호는 수명이 1000년 이상을 간다.

전국 사찰 중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경복궁·창덕궁 복원사업, 기림사 대적광전 꽃살문 보수, 쌍계사 법당 창호보수, 단양 구인사 조사전 창호제작, 영광 불감사, 속리산 법주사 등등.

조 명인의 명성은 호주나 일본, 뉴욕 등 해외에서 인기가 더 많다. 뉴욕 한마음선원에 꽃살문 50짝을 설치하자 해외 매스컴에선 ‘신비하고, 전통미가 풍부하다’며 대서특필했다. 일본 NHK에서는 ‘전통창호 특집호’를 촬영해 방영까지 했다.

2003년에는 세계 30개국 박물관장이 그의 작업장을 찾아 견학한 뒤 “정교함과 아름다움이 세계 일등”이라며 찬사를 연발했다.

그는 고향 사람들의 시기와 괄시가 가장 힘들다고 토로한다.
“재 아무개 아녀. 이런 걸 어떻게 한디야.” “방송에 나와봤자 목수지, 지가 별거여” 고향사람들의 배척과 음해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조 명인은 최근 전통창호 제작위한 후진양성과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2001년 한양대 미대에서 초빙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한국문화의 집 KOUS’(서울 소재)에서 일반인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호 강의를 맡고 있다.
조 명인은 “전통창호를 배우려면 최소한 10년은 걸린다”고 소개한 뒤 “가는 길이 힘들어도 우리 전통창호의 맥을 잇는다는 자부심으로 한국의 전통문양과 기법을 지켜나가겠다.”며 장인정신의 불꽃을 피웠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배우 조진웅, 소년범 출신 의혹에 “사실관계 확인 중” 배우 조진웅이 고교 시절 소년범 출신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5일 보도에 따르면, 고등학교 재학 당시 정차된 차량 절도 및 성폭행 혐의로 소년보호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송치된 이력이 있다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그의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기사 내용을 확인 중이며, 사실관계가 정리되는 대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
  2. 해남군, ‘서울–제주 고속철도’ 논의 주도…보성~목포 철도 개통 이어 교통 허브 전략 전남 해남군이 보성∼목포 철도가 올해 9월 개통된 데 이어, 서울과 제주를 잇는 고속철도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해남군은 5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해남과 완도를 거쳐 제주까지 연결되는 ‘서울–제주 고속철도 구축 가능성 및 발전 전략’ 토론회를 오는 17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공동주최로는 해남 출신 및 완도 출신 지역구 의.
  3. 쿠팡,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박대준 대표 “피해자 보상 적극 검토” 쿠팡은 3370만 명에 달하는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피해자 보상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3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피해자에 대해서는 보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보상 대상·방식·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피해 규모와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즉답을 ...
  4. 경찰, 캄보디아·태국 기반 스캠 조직원 28명 검거…‘글로벌 공조’ 첫 성과 서울경찰청은 4일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2개 스캠 범죄조직의 총책 포함 조직원 28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단속은 우리 경찰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조 작전 Breaking Chains의 첫 가시적 성과다. 인터폴, UNODC 등 국제기구와 태국·캄보디아 등을 포함한 16개국이 참여하는 이 플랫폼을 통해, 동남아 거점을 둔 초국가 범죄 조직을 겨냥한 ..
  5. 포천시, 2025년 하반기 포천사랑상품권 부정유통 단속 실시 포천시는 오는 12월 8일부터 12일까지 포천사랑상품권 가맹점을 대상으로 ‘2025년 하반기 부정유통 단속’을 실시한다.      이번 점검은 지역화폐의 건전한 유통 환경을 조성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추진한다.    주요 점검 사항은 △실제 판매나 서비스 제공 없이 상품권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처리한 경우 △실제...
  6. 이스라엘, 가자지구 재건 비용 부담 검토… 미국 요구에 원칙적 동의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지속적인 압박에 따라 가자지구 재건 비용을 부담하기로 가닥을 잡았다고 현지 시각 12일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2년 가까이 이어진 군사작전으로 가자지구 전역에서 발생한 광범위한 파괴에 대해 이스라엘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특히 공습과 지상 장비로 인한 건물 ..
  7. 민주콩고 동부 무력충돌 격화… 민간인 400명 이상 사망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정부군과 투치족 반군 M23 간의 충돌이 심화하면서 민간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현지시간 1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남키부주 정부 대변인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주도 부카부와 우비라 인근 지역에서 413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사망자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청년층이 다수 포함돼 ...
사랑더하기
sunjin
대우조선해양건설
행복이 있는
오션벨리리조트
창해에탄올
더낙원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