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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기안상" 식품이 물가상승, 16%P 더 올려
  • jihee01
  • 등록 2012-10-08 09: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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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가공식품 시장을 독과점한 '식품 공룡기업'들이 지난 10년간 일부 독점제품 가격을 최대 100%까지 올려 "물가인상을 식품 독과점 업체들이 주도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독과점 식품기업들은 매년 상장사 평균 이익보다 많은 큰 이익을 내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겐 가격 인하 등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본지가 일부 제품을 독과점하는 식품기업 12곳을 대상으로 2003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시장 독점제품 인상률을 조사한 결과, 인상률은 평균 5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36.9%)과 비교하면 16%포인트 이상 높다.

조사는 지난해 매출 5000억원 이상을 올린 식품업체 가운데 특정 제품군에서 확고한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을 갖고 있는 업체를 대상으로 했다. 해당 업체는 12개로 이들의 1위 품목 점유율 평균은 63.2%였다. 대표적인 품목은 CJ제일제당 햇반, 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 대상 종가집김치 등이다.

물가 상승 주도하는 독점 식품업체

12개 업체로부터 대표적인 1위 제품의 지난 10년간 가격 인상 자료를 받은 결과 가격이 평균 53% 상승했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소비자물가가 지난 10년 동안 36.9% 오른 데 비하면 16%포인트 높은 수치다. 빙그레 바나나 우유(84.6%), 롯데칠성음료 칠성사이다(84%) 등이 대표품목이다. 코카콜라음료의 코카콜라(71.4%), 오리온 초코파이(67%), 동원F&B의 동원참치(66.4%) 등도 평균 상승률 이상으로 가격이 올랐다. 롯데제과 자일리톨 껌의 경우에는 무게를 올리는 방법으로 가격을 100% 인상하기도 했다.

식품업체들은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른 데 비하면 적게 올린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커피믹스 시장에서 점유율 81%를 차지하는 맥심 모카골드를 만드는 동서식품도 "국제 생두 가격은 1파운드에 2003년 65.2센트에서 지난해 256.4센트로 10년 동안 293%나 올랐다"고 했다.

식품업체들은 원가가 더 많이 올랐다고 주장하지만 매년 막대한 영업이익을 남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12개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8%였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5.4%)보다 2.6%포인트 높다. 롯데제과(11.2%), 코카콜라음료(9.8%), 한국야쿠르트(9.7%), 동서식품(9.4%), 하이트진로(9.2%) 등이 대표적이다.

1위 업체 올리면 2~3위 업체도 따라 올려

국내 식품업계의 경우 시장에서 1위를 굳힌 업체들이 수십년 동안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는 소비자가 한번 입맛에 길들면 쉽게 바꾸지 못하는 특성 때문이다. 이에 따라 1위 업체로서는 추가적인 기술 개발 등의 노력 없이 가격 인상만으로도 충분히 이익을 올리면서 편하게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품업계의 경우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2~3위 업체도 덩달아 올리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이 지난 7월 햇반 가격을 올리자 오뚜기가 8월 즉석밥 가격을 올렸다. 동원참치가 참치캔 가격을 올리자 사조 또한 참치캔 가격을 인상했다. 8월 말 오리온이 초코파이 가격을 25%나 대폭 인상하자 크라운제과도 보름쯤 지나 콘칩 등 9개 품목의 가격을 따라 올렸다.

동국대 권승구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는 "국내 식품업계는 2000년대 이후 대기업 비중이 커지고 있는 데다 신선식품보다 가공식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높아지고 있다"며 "자본과 연구 능력이 있는 리딩 기업에서 국내 농업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등 식품 가격을 떨어뜨릴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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