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불행한 과거 주변국 공감할 역사기술 필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북한과 관련된 쟁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핵문제이며 인권이나 위폐 문제는 별도로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14일 방한한 아난 총장은 15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한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 “6자회담 참가국들은 현 정치 상태를 견뎌내고 회담 재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난 총장의 발언은 인권, 위폐 문제와 북핵 문제를 연관짓는 최근 미국의 대북 정책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반 장관은 “북핵불용,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우리의 주도적 역할이라는 3대 원칙을 설명했으며 6자회담의 유용성과 작년에 채택된 '9.19 공동성명' 이행의 필요성에 대해 아난 총장이 의견을 같이 했다”며 “아난 총장은 계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날 반 장관과 아난 총장 간 회담에서는 한-유엔 협력, 유엔 개혁문제, 개발, 인권 등의 주요 국제문제와 한반도 지역 정세가 주로 논의됐다. 아난 총장은 야스쿠니 신사참배를 비롯한 일본과 주변국들 간 갈등과 관련, “일반적 원칙으로 볼 때 역사는 진실로 접근해야 한다”며 “역사는 과거의 기록이자 후세가 배울 수 있는 기회이고 불행한 과거는 반복돼선 안되는 것인 만큼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역사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중일 삼국 간 갈등은 타 지역의 사례를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유럽도 유사한 경험을 했지만 현재는 25개국이 통일 유럽을 위한 발걸음을 하고 있다”고 충고했다.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아난 총장은 “지난 주 뉴욕에서 관련국 외교장관들이 모여 해결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며 “향후 며칠 내에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윤곽이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차기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선언한 반 장관은 이날 유엔 개혁과 관련한 자신의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반 장관은 “유엔의 모든 면, 특히 정책이나 조직, 문화 면에서 광범위한 개혁이 있어야 한다”면서 “아난 총장이 발표한 개혁 패키지를 지지하며, 우리 정부와 외교부가 지난 2~3년간 추진해온 여러 개혁 조치와 상당히 유사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정부 혁신 경험을 바탕으로 사무국 개혁 논의과정에 건설적인 기여를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 장관은 이어 “유엔 사무총장은 최고의 외교관이라 얘기할 수 있다”며 “외교관으로서 40여년간 봉직한 경험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난 총장은 16일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한 후 다음 순방국인 일본으로 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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