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지구대에는 ‘독거노인관리카드’라는 파일이 비치되어있다. 경찰관들이 독거노인들에게 닥칠지 모를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여 1초라도 빨리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과 더불어 사회적 약자인 이들이 범죄의 표적이 되는 것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방범진단을 하기 위한 것이 이 업무의 목적일 것이다. 그런데 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이 있다. 일단, 전화가 설치 되어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댁에 한달음 시스템을(수화기를 7초이상 들고 있으면 바로 경찰관서로 자동으로 전화가 걸리는 시스템)설치해 드리고자 전화를 드려 “누구누구 할머니이시죠? 저는 경찰관입니다.” 라고 먼저 인사를 드리면 요즘 유행하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해서인지 본인이 맞음에도 불구하고 극구 아니라며 급히 전화를 끊으시거나 몇 번을 말씀드려야 이해를 하시고 말씀을 나눠주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도 그나마 전화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에나 가능하다. 혼자 사시면서 뚜렷한 수입이 없으신 분들이 대부분인터라 독거노인의 절반이상은 전화나 핸드폰을 사용하시지 못한다. 집에 통신시설이 없다면 위급한 일이 발생해도 빨리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 직접 찾아가 뵙는데 대부분이 부재중이시라 주위 주민들께 근황을 여쭤보면 대부분은 잘 모른다는 답변이다. 날씨도 춥고 경제까지 꽁꽁 얼어붙은 요즘 따뜻한 온정을 기다리는 이웃이 옆에 있다는 것은 의식하지 않고서는 무심코 지나가는 일이 많다. 사회 여기저기서 이런 분들을 위한 제도나 손길을 뻗치고 있는 건 알고 있지만 무엇보다 쉬운 방법은 우리 모두가 각자의 주위에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노인들이 혼자 지내시는게 아니라 주변과 자주 왕래를 하고 소통하고 있다면 범죄자로부터 표적이 되는 일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주변에 혼자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시다면 먼저 인사를 해보자. 이렇게 시작된 작은 인사와 관심이 나아가서는 우리 동네 범죄예방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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