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 온 차에서 내려 법원 출입구 앞까지 걸어온 윤 전 대통령.
자신의 형사재판에서 처음으로 취재진과 마주했다.
그러나 여러 질문에 대해 돌아온 답변은 없었다.
이 과정에서 경호처 직원들은 질문하는 기자의 양쪽 팔을 번갈아 강제로 잡아 끌기도 했다.
3차 공판에서 법정 증언에 나선 이는 비상계엄 당시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과 같은 차를 타고 있던 부관이다.
부관인 오상배 대위는 이 전 사령관과 윤 전 대통령 사이에 비화폰으로 오갔던 네 차례 통화 내용을 듣게 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으로 가서 4명이 한 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지시했다"면서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전 사령관이 충격을 받은 듯 대답하지 않자, 윤 전 대통령은 마치 강요하듯 재촉했다고도 설명했다.
네 번째 통화에선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됐더라도 두 번, 세 번 계엄 하면 되니까 계속하라"는 지시를 들었다고도 말했다.
오 대위는 처음엔 윤 전 대통령이 법리적으로 옳은 일을 하고 책임을 질 거라 생각했지만, 윤 전 대통령 측의 이 기자회견을 보고 부하를 버린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오 대위의 증언에 대해 '직접 통화한 게 아니라 옆에서 들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이 전 사령관의 비화폰 수발신 기록에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내역은 없다는 변호인 측 질문에 대해 오 대위는 "틀림없다"면서, 사령관이 건네준 안보폰 화면에 분명히 '대통령님'이라고 표시돼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