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사용했던 사격통제소, 표적이 됐던 농섬이 한눈에 보인다.
막사처럼 설계된 이 건물에선 숙식을 해결했다.
미국 공군은 54년간 매향리 농섬과 일대를 해상·육상 사격장으로 썼다.
하루 6~7백 차례, 일 년에 250일 사격훈련이 이어졌다.
주민들은 굉음과 난청에 시달렸고, 집은 부서지고, 가축은 유산했다.
2000년엔 포탄이 사격장이 아닌 마을 주변에 떨어져 주민 6명이 다쳤다.
주민들의 끈질긴 싸움은 마침내 폭격장 폐쇄로 이어졌다.
그로부터 20년.
매향리에 평화기념관이 세워졌다.
깊숙이 스며드는 빛과 열린 공간은 오랜 고통을 견디고 마을을 지켜낸 주민들을 위로한다.
생생하게 남은 기록은 당시의 아픔과 고통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아이들은 다양한 체험을 통해 매향리의 이야기와 평화의 가치를 배울 수 있다.
평범한 주민들이 힘겹게 피워올린 평화, 과거를 딛고 나은 미래를 만드는 건 이웃들의 몫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