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중국 청대(淸代) 화가 손온(孫溫)이 그린 『紅樓夢』 화책(畵冊)을 대상으로 화폭 안에 표현된 그림 기호를 해체하여 분석하고 있다. 화책에서 보이는 다채로운 그림 기호들은 이미지 언어의 역할로서 독자와 화책이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됨과 동시에 원작인 문자 텍스트와는 다른 “홍루 서사”를 구현한다. 연속성, 동태성을 지닌 그림 서사의 구조적 장치는 이미지 텍스트로서의 독창적인 『홍루몽』 세계를 구축하고 표현할 수 있는 자체적인 서사성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메타텍스트로서의 『紅樓夢』 화책이 문자 텍스트인 『紅樓夢』의 보조적 텍스트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이미지 텍스트로서의 자체적인 서사성과 필연적 변화를 밝힘으로써 화책의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