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가 메이데이를 외치고 복행을 시도한 아침 8시 59분쯤, 사고기 블랙박스의 기록이 멈췄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가장 긴박했던 '4분' 조종사들 간의 대화는 물론, 비행기록도 사라진 것이다.
원래 블랙박스의 비행기록장치, FDR은 왼쪽 엔진에서 음성기록장치, CVR은 오른쪽 엔진에서 전력을 공급받는다.
조류 충돌로 오른쪽 엔진이 꺼졌더라도 FDR과 CVR은 왼쪽 엔진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기록을 이어간다.
왼쪽 엔진마저 꺼지면 CVR용 보조 배터리가 10분 안팎으로 전력을 공급한다.
그런데 이 보조 배터리는 2018년부터 장착이 의무화됐다.
국토부는 사고기가 2009년 제작됐고, CVR용 보조배터리가 없었다고 확인했다.
그래도 '사라진 4분'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엔진이 꺼져도 30분 이상 전력을 공급하는 메인 배터리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부는 블랙박스 기록이 중단된 시점에 조종사와 관제사가 교신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메인 배터리 2개가 있지만 최소한의 교신과 조종을 위한 전력만 공급하기 때문에 블랙박스엔 전원을 공급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전수 조사한 결과, 사고기와 같은 기종 101대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대에 보조 배터리가 없는 걸로 나타났다.
블랙박스 기록이 사라지면서 사고 조사에 한계가 커진 만큼 원인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도 불가피할 걸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