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통 속 비닐을 벗기자 차곡차곡 쌓인 오만 원권 지폐 더미가 드러난다.
통 안에 든 돈만 2억 원, 서랍장에도 현금이 수북하게 들어 있었다.
땅을 팔아 번 돈을 자녀 명의 계좌로 나누어 이체하고 세금은 내지 않던 체납자의 자녀 거주지에 국세청이 들이닥친 현장이다.
국세청은 자녀 주소지 4곳에서 11억 원을 징수했다.
경찰관과 국세청 직원들이 들어서자 체납자가 강하게 반발한다.
경찰이 흉기를 압수할 만큼 저항이 거셌지만 국세청은 고가의 가방 십여 개와 미술 작품 등 6억 원을 확보했다.
국세청은 이들을 포함해 자산이 있으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은 고액 체납자 696명을 추적했다.
금고 안에 현금을 넣어두거나 골드바, 미술품 등으로 자산을 숨겨두는 수법도 등장했지만 한발 더 나아간 체납자들도 많았다.
배우자 명의로 해외에서 고액의 생명보험에 가입해 재산을 빼돌리거나 가족 이름으로 가상 자산에 투자하기도 하다.
국세청은 가상자산 추적 프로그램까지 도입해 대응하고 있다.
올해 국세청이 징수하거나 확보한 체납 세금은 2조 5,000억 원.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고 하지만 여전히 걷히지 않은 돈이 100조 원을 넘는다.